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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엔데믹 속 수익성 개선…빚 부담은 숙제
호텔·월드·면세점 부문별 실적 회복세
투자 등으로 높은 순차입금의존도 유지
공개 2024-04-23 16: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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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호텔롯데가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으로 영업이익 전환을 이룬 가운데, 호텔·월드와 면세점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같은 기간 악화된 재무부담은 호텔롯데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사진=호텔롯데)
 
23일 NICE신용평가는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1'으로 평가했다. 나신평은 엔데믹에 따른 영업실적 회복 및 높은 재무부담 수준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26억원으로, 직전연도 79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지만, 엔데믹 이후 호텔·월드, 면세점 등 부문별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호텔/리조트와 월드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712억원, 455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1년(-1570억원, -752억원)과 비교하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이후 사업 환경 정상화가 이뤄지면서 투숙률·입장객이 증가했고, 객단가 상승과 호텔 식·음료 매장의 수익 개선에 힘입어 2019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면세점 부문도 2022년 139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159억원을 달성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 기간 중국 대리구매상에 대한 매출의존도 증가로 송객수수료 부담이 증가했고,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으로 인해 2022년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그러나 지난해 대리구매상 송객수수료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개인고객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으로 전환했다.
 
문아영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 면세 부문은 중국 경기둔화와 관광객 소비패턴 변화, 해외 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정상화 등의 부담 요소가 존재한다"라며 "다만, 개인 고객 매출 비중 확대 및 고객 유치비용(매출할인, 송객수수료 등) 절감 노력, 호텔과 월드 부문의 개선된 이익창출력 등에 기반해 점진적인 영업수익성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NICE신용평가)
 
다만, 실적 악화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투자와 계열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실행했다. 이에 재무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에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의존도는 40.4%로 직전연도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호텔롯데는 롯데렌탈(089860) TRS 정산에 따른 추가 지분 인수로 2600억원을 쏟았다. 이어 창이공항 면세점 관련 투자, 시카고 킴튼호텔 인수 등 투자가 이어지면서 높은 순차입금 규모가 계속됐다.
 
호텔롯데가 롯데건설의 유동성 지원에도 참여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지난 2022년 11월 롯데건설의 유상증자(861억원)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초에는 유동화 SPC에 대한 후순위대출(1500억원)과 선순위대출(9000억원)의 이자에 대한 자금 보충을 지원했다. 이후 해당 펀드의 만기가 도래로 올해 신규 펀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기존 대여금을 연장했고, 이자 지급 자금보충 총 2조1000억원을 제공했다.
 
문아영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롯데월드타워의 소유 지분 매각, 롯데칠성(005300)음료 보유 지분 매각 등으로 재무부담 관리를 진행하고 있어 중단기적으로 실적 개선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사업 확장, 기존 사업장 리뉴얼 등 투자 부담을 감안했을 때 단기간 내 큰 폭 차입 부담 감축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평가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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