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래호' 삼부토건, 디와이디와 '운명공동체' 강화되나
지난해 영업손실 781억원…4년 연속 영업적자
정창래 디와이디 모회사 대표 '단독 체제'
모회사가 150억원 유증 참여로 지원
우크라이나·필리핀 등 해외사업 공략 박차
공개 2024-04-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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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정창래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전환된 삼부토건(001470)이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이은 원가관리 실패로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인 삼부토건의 영업성과 개선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모회사인 디와이디가 자금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울 중구 삼부토건 사옥.(사진=뉴시스)
 
국내 건축에 쏠려 있는 매출…원가 상승에 ‘된서리’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749억원, 영업손실 7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00억원 가량 성장했으나, 영업손실은 지난해(807억원)와 비슷한 78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대규모 영업손실은 일찍이 예견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255억원에 달한데다 500억원 이상의 4분기 단일 손실까지 기록되면서다. 이로써 삼부토건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78억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43억원, 2022년 –807억원, 2023년 –781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건축부문의 건자재, 외주비, 인건비 등 전방위적 비용 상승에 지난해 원가가 매출(5749억원)을 넘어서는 6105억원에 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부토건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국내사업부문(토목·건축·주택 등)에 97.0%가 쏠려 있다. 스틸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은 2.3%에 불과하고 해외사업부문, 기타사업부문 매출도 각각 0.06%, 0.65%에 지나지 않는다.
 
회사 측은 올해 실적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삼부토건의 자산총계는 전년(5118억원)과 비슷한 5137억원이었으나, 총차입금은 1년 동안 1556억원에서 2045억원으로 490억원 늘어났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80.9%에서 403.0%로, 총차입금의존도는 30.4%에서 39.8%로 각각 증가했다.
 
삼부토건은 공시를 통해 “올해 경영상황도 적자에 따른 유동성 부족, 신규 수주 저조에 따른 매출 감소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면서도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고 우크라이나,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수주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부토건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현지 건설업체인 BUDAVA사와 우크라이나 내 주택사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필리핀 GHCI사와 현지 주택사업인 ‘4PH’ 공급 관련 MOU도 체결했다.
 
 
정창래 단일 대표 체제 본격화…디와이디 지원은 어디까지
 
삼부토건은 지난 8일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통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응근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응근 대표는 지난 2017년 삼부토건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7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로써 현재 모회사인 디와이디(219550)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정창래 대표이사가 단독 대표로 올라섰다.
 
비슷한 시기 디와이디는 삼부토건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다. 이달 초 삼부토건은 디와이디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971만5025주이며, 주당 가격은 1544원이다. 삼부토건은 신주 발행으로 디와이디로부터 1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신주 상장은 내달 3일에 이뤄진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디와이디의 삼부토건 지분율은 기존 8.12%에서 12.29%로 4.17%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디와이디는 지난해 2월 700억원에 삼부토건 주식 1750만주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색조화장품 전문기업인 디와이디는 토목, 건축 등 업역을 정관에 추가하며 종합건설사인 삼부토건과 시너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디와이디는 지난해 1110억원에 달하는 삼부토건의 당기순손실에 따라 지분법손실 97억원을 반영했다. 이 같은 손실 반영 여파로 디와이디 역시 지난해 별도 기준 1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디와이디는 삼부토건의 최대주주이지만 보유 지분율이 지난해 말 기준 8.12%에 불과해 ‘관계기업투자’로 분류하고, 연결재무제표를 생략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모회사인 디와이디와의 시너지를 기대하면서도 경영참여나 자금 지원에 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디와이디 대표이사인 정창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음에도 기존에 수립한 삼부토건의 경영·수주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경영에 관련해 모회사와의 사업부별 소통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모회사의 추가 자금 지원 여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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