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판타지오(032800)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높다. 현재 유통주식수와 맞먹는 규모의 주식을 발행한다면 지분 가치가 하락해 주가 급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타지오는 오버행 우려에도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한 만큼 실적으로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네이버)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판타지오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신주는 오는 5월7일 상장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될 주식수는 총 1억1200만주로, 기발행주식총수(1억1778만5294주)와 비슷한 규모의 주식이 발행된다.
문제는 모집가액이 주당 205원이라는 것이다. 이는 11일 기준 종가(285원)보다 낮다. 신규 발행 주식이 상장되는 시점에도 모집가액이 더 낮을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수요를 끌기 위해 기준 주가 대비 발행 가격을 할인해 책정한다.
낮은 모집가액 뿐만 아니라 오버행으로 인한 주가 하락도 우려된다. 오버행이란 주식 장에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 물량 주식을 의미한다. 종목의 주가가 교환 가격을 넘어간다면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유상증자,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 행사 등으로 주식수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위험은 더 높아진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판타지오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성장 동력을 확보에 쏟는다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일 수는 있다. 다만, 현재 유동성 자금이 바닥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손실로 인한 현금 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는 있겠으나 반전을 노리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판타지오가 오버행 우려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는 유동성 제고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판타지오는 이번 자금조달을 통해 ▲드라마 제작비(151억원) ▲앨범 제작비(34억원) ▲회사 운영자금(45억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말 기준 판타지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단 52억원뿐이다. 특히 유동비율은 107.56% 수준으로, 적정 비율(200%이상)을 하회하고 있다.
판타지오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1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25억원)과 비교해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띄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동안 20억원의 현금이 유출되면서 유동성 악화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판타지오는 내년에 방영을 목표로 하는 24부작 사극을 제작하고 있다. 오버행 우려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금조달에 나선 만큼 성공적인 실적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존재한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