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눈높이'로 알려진
대교(019680)가 디지털 전환과 시니어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실적 개선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매출액이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3년째 신성장동력 추진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난해를 실적 개선의 원년으로 선포한 것과 달리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여기에 4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대교 측은 회원 1인당 매출액(ARPU)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온라인 기반 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폭이 작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교 사옥(사진=대교그룹)
신성장동력 투자 지속에도 업황 악화에 외형 감소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교의 매출액은 6597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6831억원)대비 3.4% 감소했다. 이는 2019년 7619억원에서 2020년 6270억원으로 매출 7000억원대 선이 붕괴된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이다.
지난 2020년 6270억원까지 내려 앉았던 대교의 매출은 2021년 6384억원, 2022년 6831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앞서 대교는 지난해를 실적 개선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매출 볼륨 감소를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6736억원 대비로도 2.06%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망치인 297억원보다 6.40% 적은 수준인 278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은 개선세를 보였다.
앞서 대교는 2021년 강호준 대교 대표가 새로 취임한 이후 에듀테크와 시니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왔다. 이와 함께 강 대표는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교육 사업에서 고령(시니어) 인구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대교는 2022년 1월 시니어 라이프 솔루션 브랜드인 '대교 뉴이프'를 출시하고 시니어 인지 활동 콘텐츠부터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사업·요양보호사 교육원 운영·시니어 라이프 케어 제품 출시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은 되려 감소했다. 눈높이와 써밋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교육서비스의 매출액은 2022년 6173억원으로 최근 3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5906억원으로 4.33% 하락했다. 이에 대교는 '수능독해트레이닝' 과 같은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제품을 지속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신성장동력인 뉴이프 사업은 지난해 49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치면서 여전히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기반을 갖추기 위한 투자 비용 등으로 인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7억원, 12억원을 기록했다.
대교 측은 학령 인구 감소로 지난해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회원 1인당 매출액(ARPU)이 상승하면서 경쟁사 대비 매출액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9년 449억원에 불과했던 써밋 제품 매출액은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블렌디드 러닝을 통해 2020년 780억원, 2021년 1111억원, 2022년 1377억원으로 증가해왔다.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나온 웅진씽크빅의 경우 매출액이 2022년 9333억원에서 지난해 8901억원으로 4.6% 감소했다.
올해도 사업 확장 기조를 이어나갈 계획인 만큼 향후 투자 비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교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직영 25개, 가맹 15개에 불과하나, 올해 1분기부터는 가맹사업주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라며 "앞서 대교뉴이프는 지난해 7월 분사 이후 현물출자 포함해 약 130억원을 모회사 대교로부터 투자 받은 이후 올해는 전국 거점 센터 100개소 구축을 목표로 직영센터 개설과 인수·가맹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4년 연속 영업적자에 부채비율 급증
이 가운데 '써밋'을 비롯한 에듀테크·시니어 사업에 대한 광고 비용 집행으로 영업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2020년 이후 4년째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 280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은 2021년 283억원, 2022년 500억원으로 지속 확대됐다.
결국 지난해에도 광고마케팅비 축소 등 판매관리비를 감축하는데 집중했지만, 2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18.72%, 2022년 21.97%로 증가했던 판매비와관리비 비중은 지난해 20.72%로 줄었다. 매출원가 역시 2021년 85.50%, 2022년 85.11% 2023년 83.43%로 감소했다.
향후에도 운영비용(OPEX)을 줄이면서 2025년엔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앞서 대교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약 4년간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해 1616억원을 투자해 왔다. 이에 판매관리비와 연구 개발비도 지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신사업 관련 투자가 늘면서 2021년 166억원 수준이던 자본적지출(CAPEX)은 2022년 24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245억원의 투자가 이어졌다. 총차입금 역시 2021년 932억원에서 2022년 982억원,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66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부채비율은 여전히 100% 이하의 안정적인 수준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2021년 57.5%에서 2022년 64.9%로 소폭 증가한 이후 지난해 말에는 95.9%를 기록하며 100%에 육박했다.
판관비 등을 줄이고는 있지만, 향후에도 사업 확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즉각적인 수익성과 재무상태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학령 인구 감소 속에서 사업 대상을 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학령 인구가 줄어들면서 고령화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시니어 사업 등 새로운 사업에 대한 수익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사업 대상을 다각화하는 전략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