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이하 한화에어로)가 자회사
한화시스템(272210)의 UAM(도심형 항공 이동수단)사업의 초기 투자에 따른 손실에도 자금 지원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UAM 사업이 새로운 영역의 사업인만큼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한화에어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한화시스템의 경영권 지원에 있어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에어로는 지분 투자로 UAM 사업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며 UAM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UAM 안고가
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9년 이래로 미국 UAM 제조사 오버에어 지분 45.3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1억500만달러, 한화에어로가 6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한화에어로는 시리즈B 투자자로 오버에어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 시리즈B투자는 기술이 상품화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받는 투자 성격을 지닌다.
오버에어는 한화시스템과 미국 카렘에어크래프트가 합작해 설립한 UAM 제조사로 한화그룹의 UAM 사업의 중심이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가 자금을 댔다. 한화시스템은 직원 파견 및 이사회 참여로 UAM 사업을 주도하고 한화에어로는 자금 지원 및 부품 공급 역할을 한다.
다만, 오버에어 투자에 대한 지분법 손실은 커지고 있다. 오버에어가 UAM 산업이 아직 상용화되지 못해 수익이 없는 까닭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의 오버에어 지분법 손실은 238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 오버에어의 당기순손실 526억원을 기록한 탓이다. 2022년 3분기 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의 오버에어 지분법 손실은 178억원으로 1년 사이 60억원가량 증가했다.
그럼에도 한화에어로의 재무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방산 사업 호조로 2조원 수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이 있기 때문에 오버에어 지분법 손실을 소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의 지난해 3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908억원으로 오버에어의 지분법 손실은 보유 현금성자산의 1.1% 수준이다.
한화에어로는 오버에어의 적자를 품으면서 이르면 2025년 말로 예상되는 UAM 상용화 시기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가 이뤄져야 오버에어는 기체 생산과 판매로 수익이 발생한다.
사업 시너지 창출에 무게
한화에어로는 오버에어의 수익을 통해 지분법 이익이나 배당 등 투자 수익보다는 UAM 부품 생산 확대 등 시너지 효과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화시스템의 오버에어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는 UAM 사업을 통해 항공엔진 부품에 집중된 항공우주 사업을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는 2022년부터 UAM 부품 생산을 시작했지만 아직 비중은 낮다. 현재 한화에어로의 항공우주사업은 항공엔진 부품 분야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4분기 한화에어로의 항공우주 부문 적자 253억원 중 87.7%가 항공엔진 부품 분야에서 나왔을 정도로 집중도가 높다.
2022년 이후부터 한화에어로가 UAM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8월 한화에어로는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사와 2192억원 규모의 EMA(전기식작동기) 개발·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사에 UAM 부품인 틸팅&블레이드 피치 2356억원치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이 오버에어 경영에 참가하는데다 한화에어로도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에 향후 오버에어가 본격 기체를 생산할 경우 한화에어로의 UAM 부품 사업이 현재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분 보유를 통해 자회사 한화시스템이 오버에어를 경영하는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한화에어로의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오버에어 지분 45.35%를 보유하고 있다. 오버에어가 합작사인만큼 지분 보유를 통해 한화시스템의 목소리를 키워줄 수 있다.
한화에어로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향후 오버에어 엑시트 등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라며 “현재 한화시스템 등 자회사의 오버에어 경영 참여뿐 아니라 한화에어로도 UAM 부품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지분 투자자 이상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