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 '에너지' 떼내고 순항할까…리스크 관리 '시험대'
신재생에너지·ESS사업부문 인적분할…3월 말 'SK이터닉스'로 출범
에너지 사업 올해 매출 6000억원 전망…알짜 사업 분리로 본사업 실적 축소
태영건설 지분 47% 보유한 군포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순항 여부 관건
공개 2024-01-2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15: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K디앤디(210980)가 에너지 사업 분사 이후 실적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부터 안정적인 매출이 본격화될 다수의 풍력발전 프로젝트 등 에너지 사업들이 신설 법인으로 이관되는 탓에 매출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SK디앤디가 연내 매각 예정인 명동N빌딩.(사진=SK디앤디)
 
'알짜 에너지 사업부' 인적분할…3월부터 홀로서기 시작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디앤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신재생에너지사업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체(3964억원)의 12.9%(511억원)를 차지했다. 현재 SK디앤디의 사업부문은 △부동산개발·운영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 △가구사업 등 4개로 구성돼 있다.
 
SK디앤디의 신재생에너지사업·ESS사업부문은 오는 2월2일 주주총회를 거쳐 신규 법인인 ‘SK이터닉스’로 3월1일 인적분할될 예정이다. 그리고 2월28일부터 SK디앤디의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되고, 3월29일 SK디앤디와 SK이터닉스가 각각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계획이다. SK디앤디는 지난해 9월15일 신재생에너지·ESS사업부문을 신설 법인 ‘에코그린’으로 분할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뒤 올해 1월 초 법인명을 SK이터닉스로 변경했다.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제주 위미 태양광 발전사업과 이천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제외한 모든 에너지 관련 사업이 SK이터닉스로 이관된다.
 
SK디앤디는 지난 2014년 신재생에너지사업 진출 이후 풍력, 태양광, ESS,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지난 2022년에는 플랫폼을 통한 전력중개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도 SK가스, 미국 신재생에너지 기업 에이팩스클린에너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ESS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신재생에너지·ESS사업부문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2021년 17.8%, 2022년 30.4%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주춤했다.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의 ‘상품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칠곡·보은 연료전지 사업장, 의성 황학산 육상풍력 사업장 등 신재생에너지부문 현장의 착공이 속속 이뤄지면서 올해부터 기성 수령으로 매출 발생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소의 착공도 시작될 전망이다. SK디앤디는 이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본격 창출하는 ‘알짜 사업부’를 분할하게 되는 셈이다.
 
신한투자증권은 SK디앤디가 올해 부동산개발사업에서 17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부동산개발사업에서 올린 매출 3443억원(4분기 전망치 408억원 포함)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ESS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1356억원에서 올해 6043억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신설 법인인 SK이터닉스는 분할 이후 밸류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SK디앤디의 실적 불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올해 관련 매출이 약 1450억원 정도 인식될 것”이라며 “충북 보은(20MW), 파주 에코그린(31MW) 등 연료전지발전소 착공이 올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매출 성장에 대한 지속성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개발·운영사업 실적 변동 심하지만…올해는 ‘선방’ 전망
 
SK디앤디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964억원, 영업이익은 2003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이다. 영업이익률은 50.5%에 달했다. 전년 동기 매출 4070억원, 영업이익 790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수익성이 대폭 향상됐다. 영업이익 상승폭은 153.5%를 기록했다.
 
이같은 역대급 실적은 지난해 서울 강남역 오피스 빌딩을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4월 SK디앤디가 직접 개발한 이 빌딩의 부동산펀드 수익증권을 현대차(005380)에 매각하면서 214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명동N빌딩과 충무로 오피스 등 2건의 빌딩 매각이 계획돼 있다. SK디앤디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인 용산 ‘에피소드’의 준공도 예정돼 있어 임대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명동N빌딩의 매각가는 최소 1800억원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담보대출(1200억원) 상환액을 제외하면 6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다만 불안요소도 있다. SK디앤디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25.2%의 지분을 보유한 군포복합개발PFV가 개발 중인 군포역 복합개발사업 A1-BL(군포 트리아츠)에 최근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009410)이 속해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이 PFV에 대한 태영건설의 지분율은 47.2%다.
 
이날 현재 이 사업의 분양률은 60% 이상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디앤디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하나캐피탈과 536억원 규모의 수분양자 중도금 대출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SK디앤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군포 트리아츠’ 사업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과 무관하게 원활한 공사와 분양이 진행 중”이라면서 “공정 진행에 따라 오는 2025년으로 예정된 준공기일이 변동될 순 있지만, 현재 이와 관련한 특별한 조치는 취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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