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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홀딩스, 또 자사주 신탁계약…이행률은 '글쎄'
5일부터 1년간 자기주식 50억원 매입 신탁계약 체결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지만…중도 해지 가능해 효과 의문
지난해 신탁 계약에서도 이행률 47% 그쳐
공개 2024-01-05 17:30:4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7: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유가증권 상장사 CS홀딩스(000590)가 자기주식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 CS홀딩스는 자기주식매입 신탁계약을 통해 주가안정을 도모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탁계약을 통해 자기주식을 매입할 경우 직접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보다 매입기간이 길어 주가안정 효과가 분산될 수 있고, 중도에 계약해지가 가능해 당초 매입 계획에 못 미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신탁계약이 계획대로 이행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CS홀딩스 계열사 포항사업장(사진=CS홀딩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S홀딩스는 NH투자증권과 자기주식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이 CS홀딩스를 대리해 주식시장에서 자기주식을 매입한다. CS홀딩스는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기주식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S홀딩스는 5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1년간 5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CS홀딩스는 5일 기준 자사주 7만7378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발행주식수(115만4482주)의 6.7%에 해당한다. 5일 CS홀딩스의 종가(6만1800원)를 기준으로 CS홀딩스는 50억원으로 약 8만900주를 매입할 수 있다. 해당 가격에 자기주식을 매입할 경우 CS홀딩스의 자사주 비율은 13.7%로 높아진다. 다만, 자기주식매입 신탁계약의 경우 증권사가 시세에 따라 매입 계획을 정할 수 있어 향후 CS홀딩스가 취득할 자기주식수는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업은 통상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 직접 취득하는 방법(직접 매입) 혹은 증권사 등에 자기주식 취득을 위임하는 방법(신탁) 둘 중 하나를 이용한다. 신탁은 직접취득 방식보다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데다 향후 처분에 대한 규제도 덜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다만 중도에 신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어 신탁계약이 당초 약정대로 이행되어야만 주주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주주들에게 가치제고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선 직접매입 방식이 유리하다.
 
직접 취득의 경우 이사회에서 결정한 자기주식 매입 수량만큼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한다. 아울러 이사회 의결일 이후 3개월내에 결정한 자기주식을 전부 매입해야 한다. 자기주식 매입 규모가 큰 경우 단기간에 큰 매입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크다.
 
반면 신탁의 경우 목표한 만큼 주식을 취득하지 않아도 된다. 중도에 신탁계약을 해지할 경우 자기주식 매입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탁계약 기간은 통상 6개월에서 1년으로 비용 부담도 직접매입 방식보다 적다. ‘무이자 할부’기간을 늘려 잡는 것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탁 방식에 이점이 많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탁은 중도에 해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주가치가 완전히 제고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CS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1월5일부터 올해 1월4일까지 자기주식매입 신탁 계약을 체결했는데, 해당 계약의 이행률은 47%였다. 당초 50억원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23억4874만원만 자기주식 매입에 사용되고 나머지 잔액은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CS홀딩스가 계약 해지 이후 곧바로 신탁계약을 체결한 이유로는 직전 계약에서 자기주식을 목표만큼 매입하지 못해 주주가치가 충분히 이행되지 못했다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방식에 대한 규제의 농도도 다르다. 직접매입의 경우 기업이 자기주식을 취득한 후 6개월간 처분이 금지되지만 신탁의 경우 취득 후 1개월간 처분이 금지된다. 따라서 자기주식 취득 후 소각, 스톡옵션, 처분 등 후속 조치들이 빨리 나타날 수 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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