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M&A 시장은 상고하저…2024년은 상중하고 전망대기업 중심 사업구조 재편 M&A 시장 활성화 이끌 것혁신을 위한 M&A와 M&A를 통한 혁신 추진 병행돼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2023년 인수합병(M&A)시장은 상고하저의 모양새였다. 하반기 고금리와 증시 불안정으로 인한 원활한 기업가치 평가 난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일PwC는 이런 가뭄 속에서도 기록적인 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삼일PwC는 올해
SK(034730)·롯데·
CJ(001040) 등 중형급 이상 딜에서 상반기
CJ제일제당(097950)의 중국 자회사 지샹쥐 매각을 시작으로 하반기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사업부 매각,
SKC(011790)의 SK피유코어 매각까지 자산 조정 업무에 참여하는 등 시장의 두각을 나타내며 실적을 쌓았다.
박대준 삼일PwC 딜 부문 대표는 삼일PwC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삼일맨'이다. 지난 2022년 취임 이후 박 대표가 이끄는 삼일 딜 부문은 기존 인수·합병(M&A) 시장의 보조자에서 주도자로 역할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박대준 삼일PwC 딜 부문 대표 (사진=삼일PwC)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맡고 계신 업무와 조직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린다.
△삼일PwC의 주요 사업부문인 감사, 세무, 딜 중 딜 부문의 대표를 맡고 있다. 삼일PwC의 딜 부문 사업부는 인수, 합병, 분할, 사업부 매각과 같은 기업 거래 자문업무와 M&A 거래자문, 실사, 평가, 구조조정과 같은 서비스 업무를 비롯해 인프라부동산과 관련된 자문도 수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M&A의 실사와 평가가 주된 업무 영역이었지만 삼일이 가진 M&A 관련 경험과 전략, 넓은 네트워크가 주목받아 최근 M&A 거래자문의 비중이 증가해 이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작년 한 해는 시장에선 시장의 화두였던 굴직한 M&A딜이 있었다. 카카오의 SM엔터 인수와 HMM 인수전이 그것인데 전반적인 M&A 시장을 평가해달라.
△2023년은 상반기 비교적 큰 딜들이 있었으나,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시장상황의 부진으로 대형딜이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던 해였다. 상반기 1조원이상의 거래로는 SK쉴더스와 메디트, 일진머티리얼스 등이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1조이상의 경영권 딜이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지난 2022년 시작된 금리상승으로 인한 M&A시장이 악화된 영향이 2023년에도 크게 반영된 탓 같다. 특히 외부자금조달의 영향을 많이 받는 PE들에게 매우 힘든 시장이었다. 다만 하반기 대형 딜의 부재속에서도 기업들의 M&A 관심과 활동은 후반기들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얼마 전 강연에서 대기업이 주도하는 M&A 시장을 전망하신 바 있다. 그렇다면 향후 가장 활발한 M&A가 이뤄질 시장은 어디로 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2000년대 초반에는 금융권을 기반으로 한 M&A가 주를 이루었고 2000년대 후반에는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유행을 이루었다. 최근 5년간은 PE들의 폭풍적인 성장시기로 M&A거래의 약 40%를 PE가 주도하였다. 작년부터 위축된 PE들의 활동은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는 내년 중반부터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의 경우 많은 영역에서 구조조정이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눈앞에 닥친 금융권 PF이슈는 둘째로 하더라도, 기업과 PE, 그리고 가계에도 부채축소와 사업조정이라는 숙제가 남겨질 것이다. 이러한 구조조정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대기업들에게 많은 사업재조정과 M&A의 기회가 올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은 다양한 영역의 계열사나 사업부가 존재하며 또 상대적으로 재무상황이 좋은 경우도 많다. 대기업들은 사업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검토를 통해 사업구조조정과 더불어 핵심역량에 집중해 또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면에서 다양한 M&A전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준비된 대기업들에게는 밸류에이션의 하락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매물들이 출현돼 대형 딜을 포함하여 M&A기회가 확대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전 언론과의 인터뷰나 작성한 보고서에선 정부와 자본시장의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역설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가장 주목하는 신기술 영역과 거기서 필요한 자본시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가 단위의 정책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할 분야로는 AI·빅데이터와 같은 테크 부문, 재생에너지 및 수소와 같은 에너지부문, 바이오·신약개발, 그리고 탄소중립/ESG 부문이 있고 그외 추가적으로 스마트농업에 대한 기술투자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서 2022년과 2023년은 고금리로 인해 지속적인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시장 특히 바이오 시장 같은 사업영역의 자금이 얼어붙었다. 하지만 현재의 어려운 투자 환경하에서도 투자 생태계가 지속되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투자에 성공한 대형 VC(벤처캐피탈)들뿐 아니라, 대기업들이 CVC(기업형벤처캐피탈) 같은 투자를 통해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본시장의 역할이라고 본다.
-2024년 M&A 시장의 전망과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이 있다면.
△24년 상반기는 아직 회복이 본격화되기는 어렵겠지만 금리인하가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려 2024년 하반기에는 올해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사업조정과 새로운 사업 진출 특히 해외로의 진출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또한 각 분야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되는 M&A 기회가 늘어나 이에 대한 기회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최근에 거래가 거의 없었던 금융산업에서도 롯데손해보험이나 저축은행, 캐피탈사를 비롯하여 몇 개의 중요한 M&A가 실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어려웠던 PE시장에는 블라인드 펀드를 갖춘 대형 펀드들이 본격적인 매물 줍기에 나설 것으로 과거 많이 없었던 공개매수 시도도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활동이 적거나 프로젝트펀드만 가지고 있던 일부 PE들의 경우 자산 매각이나 이전등 PE들간의 거래도 증가해 2024년은 기업들에게 있어 “혁신을 위한 M&A와 M&A를 통한 혁신 추진”이 중요해질 것이다.
-1992년 삼일에 입사해 30년간 삼일에만 몸담아 오신 것으로 안다. 회계법인 빅4 중 삼일이 가지는 특징이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가.
△구성원들이 갖는 삼일이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다. 삼일의 선후배 파트너들은 어떤 누구보다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을 최우선한다라는 삼일만의 기업문화가 자리잡았다.
이런 기업문화는 창업자인 서태식 명예회장님으로부터 시작됐다. 서태식 회장은 정년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후배들에게 물려주어 거버넌스 면에서도 최고의 모범적인 사례를 남긴 바 있다. 삼일의 모든 후배 파트너들은 서태식 명예회장을 존경하고 있어 진심에서 나오는 삼일 DNA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삼일은 인재에 대한 투자도 남다르다. 해외교류가 적었던 80년대부터 이미 해외근무와 미국공인회계사 자격 취득을 권장해왔다. 본인 역시 97년부터 2년여간 미국 시카고 PwC에서 근무한 바 있고 이후 서태식회장의 지원으로 영국의 런던비지니스스쿨(LBS)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오너로부터 말단 구성원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진심을 담아 함께 하는 로열티가 삼일의 가장 큰 강점이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