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스탑 K-톡신 전쟁)①메디톡스, 커지는 '법률비용 리스크'…기초체력 문제 없나
3분기 매출 확대 됐지만 수익성은 악화…소송 비용 여파
MT10109L 품목허가 신청 임박…미국 점유 위한 현금창출력 중요
공개 2023-12-1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8: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전쟁은 제약업계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눈길을 끌고 있다. 메디톡스는 올해 대웅제약과 2심에 들어갔고, 휴젤과는 ITC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톡신과 관련된 주요 3사에 '법률 리스크'가 꼬리표로 따라다닌다. <IB토마토>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주요 3사를 중심으로 톡신의 경쟁력, 기초체력 등을 짚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메디톡스(086900)가 올해 초 대웅제약(069620)과의 법정 공방에서 승소하면서 법률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모습이다. 보툴리눔 균주 출처와 관련된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소송 비용으로 인한 영업이익 악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현재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품목허가(BLA) 신청이 임박한 상황으로, 법률 비용을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이 중요한 대목으로 자리했다.
 
메디톡스 전경.(사진=메디톡스)
 
3분기 매출 확대됐지만…법률 비용으로 영업이익 악화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4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304억원)와 비교해 절반가량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이 1428억원에서 1531억원으로 확대됐음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메디톡스는 수익성이 감소한 이유를 미국 ITC 소송 일정 지연과 일부 국내 소송비용 증가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균주로 법률리스크를 안게 된 배경은 2017년으로 거슬러 간다. 메디톡스는 당초 보툴리눔 톡신을 판매해왔고, 이후 대웅제약, 휴젤 등이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하며 자체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후발 기업들의 보툴리눔 균주의 출처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고, 같은 기간 메디톡스에서 근무하던 연구원이 대웅제약으로 넘어가면서 보툴리눔 균주 도용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메디톡스는 2020년 식약처로부터 메디톡신 50·100·150단위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식약처와의 소송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품목허가를 취소했던 2020년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2017년부터 메디톡스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각종 소송으로 악화된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다. 메디톡스는 2017년에 87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바로 다음해인 2018년 855억원으로 소폭 줄었고, 2019년 257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여기에 식약처와 소송이 발생한 2020년 37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소송으로 인한 법률 비용과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올해 2월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진행 중이던 민사 1심에서 승소했고,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게 손해배상액 400억원을 2년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곧바로 대웅제약이 1심 판결에 대한 집행정지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항소했다.
 
메디톡스 측은 소송 비용을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영업이익이 악화된 만큼 판관비가 늘어난 추이를 살펴보면 소송 비용을 예상할 수 있다. 메디톡스의 올해 3분기 기준 판매비와 관리비는 796억원(판관비율 51.99%)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613억원(42.93%) 수준이던 것과 비교해 9.06%포인트 늘었다. 보툴리눔 균주 소송이 진행되기 전인 2016년(364억원, 27.35%) 과 비교해 약 두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신규 먹거리를 위한 기초체력 충분하지만…법률비용 감당할지 미지수
 
이 같은 상황에서 메디톡스는 비동물성 액상형 톡신 제제(MT10109L)의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BLA) 신청이 임박했다. 메디톡스는 현재 미국 시장으로는 영향력을 높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BLA 승인을 통한 해외 시장 도약이 관건으로 자리 잡았다.
 
메디톡스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초체력 제고가 중요한 상황이다. 최근 메디톡스의 중증근무력증 치료제(MT122) 개발 프로젝트가 국가 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향후 2년간 연구개발비 지원을 받긴 하지만, MT10109L의 품목허가 신청도 임박했기 때문에 자체적인 현금창출력도 중요한 상황이다.
 
메디톡스의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유동성 금융상품 포함)은 404억원 수준이다.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363억원을 사용했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으로 1년 정도 연구개발비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3년간 메디톡스의 연구개발비율은 2020년 23.94%(연구개발비 337억원), 2021년 14.38%(266억원), 2022년 20.54%(401억원) 수준이다. 
 
자체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해 3분기 기준 1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188억원)와 비교해 소폭 줄긴했지만 여전히 자체 현금창출이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다만, 잉여현금흐름(FCF) 확보는 더딘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메디톡스의 FCF는 -111억원이다. FCF는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자본적지출(CAPEX)를 제외한 현금 유입액을 나타낸다. 여기에 현재 메디톡스는 대웅제약·휴젤·식약처 등 3개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소송이 진행될 때마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늘고 수익성이 악화됐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향후 BLA 등 비용 방어 방법과 관련된 <IB토마토>의 질문에 "유동성 위기가 있진 않다"라고 답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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