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애큐온캐피탈은 지난 2019년 대주주 변경 이후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저금리 시기 높은 수익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하지만 고금리 시기를 맞으면서 주 사업영역인 중소기업 대상 대출에서 위험성이 증가해 건전성 지표 하락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큐온캐피탈은 선제적인 건전성관리에 나서고 있다.
(사진=애큐온캐피탈)
7일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조정당기순이익이 122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비용률 상승과 함께 대손준비금 전입 464억원이 발생한 탓이다. 대손준비금 전입은 부동산PF 대출 등에 대한 선제적 위험관리 조치의 일환이다.
애큐온캐피탈은 앞서 2019년 8월 대주주가 Agora L.P(스웨덴 발렌베리그룹 사모펀드 '베어링프라이빗 에쿼티아시아'가 설립)로 변경된 이후 산업기계 등의 구매금융과 가계신용대출에서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운용자산 규모 증가가 있었다. 2023년 3분기 기준 총채권은 약 2조7000억원, 2023년 6월 말 기준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M/S)은 1.6%로 여신금융업계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애큐온캐피탈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금리 환경으로 인한 조달여건 악화와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 신규 영업을 축소하고 있으며, 자산 회수에 주력해 2023년 3분기 기준 총채권은 전년 말 대비 17.4% 감소했다.
(사진=NICE신용평가)
실제 애큐온캐피탈이 주력 사업부문으로 영위하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에서의 위험성 증가로 2022년 하반기 이후 관련 지표의 건전성 하락이 이뤄졌다. 2023년 3분기 기준 애큐온캐피탈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2.8%, 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7.7%로 2022년 말 대비 각각 0.7%p, 3.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자산비율도 같은 기간 3.4%를 기록해 전년 말 대비 1.1%p 증가했다.
대출 채권의 연체율 증가와 위험자산의 증가에 따라 유동성차입비중도 증가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애큐온캐피탈의 유동성차입비중은 73.3%로, 같은 업계 평균 58.3%보다 상회했고 조정 유동비율은 92%로 업계 평균 111.1% 대비 열위를 기록했다.
다만 2023년 5월 5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상환우선주 인수)가 이루어졌고, 상환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BIS 지표가 2023년 3분기 기준 11.3%로 전년말 대비 일부 개선됐다. 그리고 보유 채권에 대한 지속적인 건전성 확보가 이뤄지고 있어 시장에선 적어도 현재 수준의 시장 지위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성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에큐온캐피탈은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가지고 있고 최근의 보수적인 영업기조를 감안할 때 자본적정성은 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다만 연체율과 요주의이하비율이 상승하고 있고 현재의 높은 시장금리 수준과 향후 실물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거액여신의 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