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잦은 경영진 교체…높아지는 지속가능 기업 의구심
닐 워마 사임하며 홍성준 대표 단독 체제…최근 대표 수차례 대표 교체
인도네시아서 빈혈치료제 상용화 눈앞…성과 앞두고 사임해 논란 '증폭'
공개 2023-10-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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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제넥신(095700)이 최근 대표이사 교체가 잦아지면서 지속 경영에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3년간 대표이사들이 수시로 바뀌면서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회사를 진두지휘했던 닐 워마 각자 대표가 빈혈치료제(GX-E4) 상품화 등 회사 성과를 앞둔 상황에서 사임한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제넥신 마곡 신사옥.(사진=네이버)
 
계속되는 대표이사 교체…닐 워마 대표 사임에 홍성준 대표 단독 체제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넥신의 닐 워마 각자 대표가 사임하면서 홍성준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사임의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공시했지만 제넥신 측은 해외에 있는 가족들을 위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3월 각자 대표 자리에 오른 닐 워마 대표는 선임 직후 총 8개의 파이프라인 중 핵심 파이프라인 GX-188E, GX-H9, GX-I7, 빈혈치료제(GX-E4)를 제외한 절반의 연구를 중단하면서 빠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회사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이어 닐 워마 대표는 미국 지사 설립을 통한 글로벌 진출도 적극 추진했다. 닐 워마 대표는 올해 상반기까지 소수의 직원을 선정해 미국 지사의 개소를 예정했다. 그러나 직원도 뽑지 못한 채 1년7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문제는 제넥신은 닐 워마 대표 이전에도 최근 3년간 대표이사가 자주 교체됐다는 점이다. 제넥신은 1999년 설립 때부터 성영철 대표 아래 성장했다. 2015년 성영철 대표가 회장으로 승급하면서 경한수, 서유석 대표가 자리에 올랐고 2018년까지 각자 대표 체제를 이어왔다. 이후 2017년부터는 성영철 회장·서유석 단독 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성영철 회장과 서유석 대표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체제가 깨지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2021년 서유석 대표가 사임하면서 우정원 단독 대표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닐 워마 대표가 선임되면서 우정원·닐 워마 각자 대표 체제가 이어졌고, 올해 1월 홍성준·닐 워마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그러다 최근 닐 워마 대표까지 사임하면서 홍성준 대표 단독 체제로 바뀐 것이다.
 
결국 경영 효율화를 위해 내세웠던 전략들이 실현되지 못한 채 닐 워마 대표가 떠나면서 이 같은 전략들은 홍성준 대표의 몫으로 남게 됐다. 홍성준 대표는 2020년 제넥신에 최고재무책임자로 입사했다. 제넥신의 부사장(CFO)으로 있던 지난해에는 상업화 속도를 내기 위한 900억원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도 했다.
 
 
빈혈치료제 상용화 앞두고 돌연 사임…커져가는 의구심
 
특히 제넥신의 빈혈치료제(GX-E4) 상용화가 임박한 상황에서 닐 워마 대표가 사임하자 회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다. 제넥신은 '24년간 신약 없는 기업' 꼬리표를 달며 기술이전에 의존한 매출을 내온 상황에서 빈혈치료제(GX-E4) 상용화가 임박한 상태다.
 
제넥신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상용화 유력 후보로 빈혈치료제(GX-E4)를 꼽았다.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에 빈혈치료제(GX-E4) 1차 신약허가신청(BLA)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통상 BLA 신청 후 허가까지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달 빈혈치료제(GX-E4)는 '국내 제 3상 임상심험계획 승인' 신청 자진 취하와 승인 재신청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GX-E4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이에 제넥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내에서 발생한 자진취하와 승인 신청은 인도네시아 BLA신청과 전혀 무관하다"라며 "인도네시아 상용화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다만, 빈혈치료제(GX-E4) 상용화를 통해 어느 정도 실적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제넥신은 여전히 실적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23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실적 개선이 절실한 모습이다. 매출액 25억원으로 연구개발비를 포함한 판매비와 관리비가 24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적자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제넥신은 현재까지 상용화 제품 없이 기술이전과 연구용역 등에 의존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을 살펴보면 기술이전(기타기술이전)으로 2억2400만원, 연구용역 및 서비스로 23억원이 발생했다. 여기에 하반기에도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비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넥신은 닐 워마 대표 사임 이후 신규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파이프라인 축소를 내세웠던 닐 워마 대표가 사임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경영 기조를 천명한 것이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비 등 비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넥신에 따르면 닐 워마는 툴젠의 기타비상무이사 유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제넥신만 사임한 것인지 주목된다. 툴젠은 제넥신이 14.12%의 지분을 보유한 관계회사로, 닐 워마는 올해 초 툴젠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올랐다.
 
제넥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오랫동안 개발해온 파이프라인은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품 출시가 된 후 미래 먹거리를 위해 파이프라인을 다시 늘리는 것"이라며 "닐 워마 대표이 툴젠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지킬지는 아직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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