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산업 특성상 신약개발이 장기화되고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하면서 수년간 매출보다 비용이 더 큰 구조를 갖는다. 이에 업계는 수익성을 개선할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연구 및 제조(CDMO)사업을 택하고 있다. <IB토마토>는 CDMO사업으로 성과를 보인 기업들의 성장성과 경쟁 방식을 점검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본격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 연구 및 제조(CDMO)사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첫 CDMO사업에 진출한 이후 실적이 크게 상승했지만, 현재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빅파마 CDMO 수주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중심의 신규 Bio-CDMO 확대를 계획하면서 CDMO사업 키우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엔데믹으로 실적 악화 확대…코로나로 CDMO 사업 첫 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상반기 64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8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이다. 이는 특히 2018년 SK케미칼에서 물적분할로 설립된 후 첫 영업손실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코로나19 엔데믹 기조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2254억원)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백신 사업과 CDMO사업 마지막 호황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0년부터 팬데믹으로 코로나19 백신 CDMO사업에 힘을 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던 2021년 1조 클럽 문턱까지 갔던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설립 이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994억원, 2019년 1839억원, 2020년 2256억원, 2021년 929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가 완화되기 시작한 지난해(4567억원)부터 매출이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CDMO 매출은 지난 2021년 264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CDMO 매출은 2022년 2420억원, 132억원에 그치면서 큰 위기를 맡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이 CDMO 매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처음 CDMO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스트라제네카와의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다. 2020년 7월3일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체결하면서 처음으로 CDMO사업에 진출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회사 내부 사정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이 2020년 상반기 621억원에 그쳤지만, 하반기를 포함한 매출이 2256억원까지 급증한 것을 보면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의 매출 기여도가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같은 해 8월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CDMO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노바백스와는 2021년 12월 두차례 (657억원, 1301억원), 2022년 7월 (326억원) 등 계약이 진행된 바 있다. 현재는 모든 계약을 종료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노바백스를 코로나 사업에 집중시킬 계획이다.
실적 하락에 신성장 동력 찾기 사활…CGT CDMO로 돌파구?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을 시작으로 CDMO사업을 첫 경험한 이후 이를 확장해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를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찾던 중 다른 백신들의 CDMO로도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본 것으로 보인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CGT와 관련된 CDMO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빅파마 대상 백신 CDMO 확대와 CGT 중심 신규 Bio-CDMO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미국의 MSD사와 에볼라 백신 CMO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CDMO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인천 송도 글로벌 R&PD센터 파일럿플랜트를 구축했다. 기존 백신 플랫폼과 더불어 mRNA, CGT 등을 적극 확장하기 위한 방법이다.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CGT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고 인수한 회사를 통해서 CGT CDMO사업을 영위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백신으로 위탁생산하면서 처음으로 CDMO사업에 진출했다"라며 "그러나 엔데믹에 가고 있는 현시점, 코로나에 한정되지 않고 이외 영역까지도 CDMO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백신 개발 및 제조 등 사업 등도 강화할 예정이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이란 세계화와 지역화의 합성어로, 해외 현지 시장을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