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오션플랜트 성장세에…IPO 한 발짝 앞으로
SK그룹 편입 후 가파른 실적 성장세…상반기 연결 영업익 4분의 1 담당
글로벌 업황 기자재 공급 부족 현상…공급망 확대로 글로벌 수주 기회
공개 2023-09-1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4: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100090)(옛 삼강엠엔티)의 성장세에 힘입어 증권시장 입성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SK오션플랜트는 영업이익이 SK에코플랜트 전체 연결 기준 4분의 1을 넘기면서 핵심 자회사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업계 기자재 공급 부족 현상이 SK오션플랜트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업체들이 기자재 공급망을 넓히면서 SK오션플랜트의 제품 공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오션플랜트가 시공한 풍력발전소 전경.(사진=SK오션플랜트)
 
SK오션플랜트 활약에 조용히 웃는 SK에코플랜트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K에코플랜트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9272억원, 영업이익은 177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4.5%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SK오션플랜트는 1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487억원인 SK오션플랜트의 영업이익은 모회사가 거둔 영업이익의 27.4%에 달한다.
 
경남 고성군에 본사가 위치한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이다. 지난 2021년 11월 SK에코플랜트와 3426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인수됐고, 올해 1월 ‘SK오션플랜트’로 사명을 바꿨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12월 삼강에스앤씨를 408억원에 인수했고, 올해 6월에는 자회사인 고성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SK오션플랜트 전환사채(CB)에 1168억원을 투자한 SK에코플랜트는 투자금을 모두 주식으로 바꿨다. 해당 CB는 삼강엠앤티 시절 발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30.61%였던 SK오션플랜트에 대한 SK에코플랜트의 지분율은 37.60%로 확대됐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CB 전환권 행사로 총 596만556주를 주당 1만9605원에 취득했다.
 
SK오션플랜트를 인수한 SK에코플랜트는 약 2년 만에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건설경기의 회복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사업 자회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당해인 2021년 연결 기준 매출 5030억원, 영업이익 264억원을 기록한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매출 6918억원, 영업이익 719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7.5%, 172.3% 증가하며 1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SK오션플랜트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 47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3%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9.9% 증가한 487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신사업 자회사의 이처럼 빠른 성장세는 연내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할 SK에코플랜트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올 하반기 중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가 유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먹거리’ 풍성한 하반기…“상반기 뛰어넘는 실적 기대”
 
여기에 최근 미국에서 글로벌 해상풍력 업계에 큰 파장을 끼친 사건이 발생하며 SK오션플랜트의 수주 기회가 열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글로벌 해상풍력 점유율 1위 업체인 덴마크의 오스테드사(社)가 기자재 공급난 여파로 미국 해상풍력 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달 31일 한국의 주요 풍력 기자재 기업들의 주가 역시 출렁였다. SK오션플랜트를 포함해 씨에스베어링(297090), 태웅(044490) 등 기업들의 주가가 이날 2~5%씩 하락했다. 글로벌 1위 업체가 수행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도 충격을 준 것인데, 업계에서는 희망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잿값 급등으로 터빈과 케이블 등 해상풍력 산업의 기자재 생산 비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케이블의 원자재인 구리 가격은 2019년 대비 현재 40% 이상 올랐고, 터빈 가격 역시 최근 2년 사이 약 40% 상승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스테드발(發) 주가 급락은 해상풍력 업황의 하향 때문이 아닌 기자재 공급난 때문”이라면서 “당분간 국내 해상풍력 기자재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국내 업체들에게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는 풍력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미국 기업들이 비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기존 기자재 공급처에서 아시아 등 '신(新)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점쳐지는 탓이다. 실제 올해 5월 독일의 신재생 에너지 기업인 RWE는 독일 북해 지역 1.6기가와트(GW) 규모 해상풍력 발전 클러스터에 사용할 하부구조물 공급업체로 중국의 다진 오프쇼어사를 선정한 바 있다.
 
이같은 시장의 변화와 함께 SK오션플랜트의 향후 수주 전망도 밝아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매출 4776억원 가운데 54%(2565억원)가 해상풍력 사업에서 발생했다. SK오션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상풍력 라운드2 재킷 인도 완료와 대만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인 ‘하이롱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하며 역대 반기 최대 매출 달성을 견인했다”라고 설명했다.
 
SK오션플랜트는 올해 하반기에도 주력 시장인 대만에서 라운드3 해상풍력 사업 수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발주 예상 물량은 1.5GW, 수주 금액으로는 약 8990억원에 달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도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SK오션플랜트의 2년치 수주고가 확보된 상황인데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추가 수주도 기대되고 있어 현재의 2.5배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증설 중”이라며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SK그룹 편입에 따른 효과도 나타나고 있어 자사 에너지 사업에서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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