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고위험 소프트웨어 검증 솔루션 업체인
슈어소프트테크(298830)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150억원 규모로 발행되는 슈어소프트테크의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책정됨에 따라 향후 전환사채의 지분 전환이 예상된다. 회사는 미래차 사업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 자신감으로 이자율 0% 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슈어소프트테크 사옥 전경(사진=슈어소프트테크)
28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슈어소프트테크의 전환사채를 150억원에 사모 방식으로 인수했다. 사모 발행 방식은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절차가 생략되고 인수주선기관도 요구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사채만기일은 2028년 8월30일로 별도의 이자 지급은 없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8월30일부터 만기 1개월 전인 2028년 7월30일까지다.
전환가액은 주당 8189원으로, 시가 하락에 따른 조정 조항이 있다. 최저 조정가액은 6552원이다. 특히 28일 기준 슈어소프트테크 종가는 전환가액보다 낮은 814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주가 흐름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주가 상승 기대감을 반영하며 이자율 0%로 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만기 이자율도 0%로 향후 KB증권이 사채를 통한 수익보다 슈어소프트테크의 지분을 취득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전환사채가 모두 지분으로 전환될 경우 KB증권은 슈어소프트테크 지분의 3.42%(183만1725주)를 취득하게 된다. 슈어소프트테크의 대주주는 배현섭 대표이사로 전체 지분의 34.16%를 보유하고 있다.
그 외의 주주들은 3%대 이하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모두 회사 임원이거나 특수관계인에 해당된다. 지분율로는 경영 참여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비율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가치 상승을 통한 차익 실현에 무게가 실린다.
슈어소프트테크 주주 목록(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KB증권은 슈어소프트테크의 검증 솔루션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배터리 기반 전력저장장치(ESS) 등 미래 기술 검증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슈어소프트테크가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모델기반개발검증 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미래차 분야에서 사업 확장도 기대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할 경우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이자를 전혀 받지 않고 지분 취득에 무게를 두는 경우들이 있다. 비슷한 사례로, 식물성 화장품 생산 업체인 글로벌텍스프리가 지난 5월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 0%인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전환사채는 만기이자율에 맞춘 연간 수익을 보장해준다. 표면 이자율이 만기 이자율보다 낮을 경우,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의 차이만큼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전환사채를 통해 이자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향후 회사 지분 가치가 높아질 경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주가 될 수도 있다.
한편, KB증권도 전환사채 전환 시 전환가격을 낮출 수 있는 리픽싱(Refixing) 조항을 둬서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의 하락에 따라 가치가 저평가되었다는 시각이 힘을 얻으며 전환사채 이자율이 표면과 만기 모두 0%인 경우들이 나오고 있지만, 리픽싱 조항을 넣어 예상 밖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