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오케이저축은행이 유가증권을 대폭 늘리면서 수익구조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금리 인상의 여파로 저축은행 업계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포트폴리오 상 변화를 늘리면서 업황 타파에 나섰다. 한쪽으로 쏠려 있던 대출 구조도 다양화해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도 챙긴다는 계획이다.
오케이저축은행 본사.(사진=이성은 기자)
매도가능증권 규모 성장 가속화
오케이저축은행이 지난 1분기 유가증권 규모를 큰 폭으로 증가시켰다. 특히 매도가능증권의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포트폴리오 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케이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자산은 총 1조82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4% 증가했다. 증시 호황이던 2021년의 유가증권 자산 총액인 9095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자연스럽게 총자산 내의 비중도 늘었다. 1분기 오케이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4조1762억원으로, 유가증권 자산은 7.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3조9989억 중 유가증권 자산은 5565억원, 3.9%의 비중이었다. 3개월 만에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p 증가했다.
오케이저축은행의 매도가능증권은 지난해 말 4770억원에서 올해 1분기 7820억원으로 3050억원 증가했다. 매도가능증권은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으로, 장기 투자 대상 증권을 지난해 말 대비 63.9% 늘렸다. 매도가능증권은 지분증권이 51%, 수익증권이 22.5%, 채무증권이 26.3%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지분증권이 84.8%를 차지한 것에 비해 올해 1분기에는 지분증권의 비율이 줄어들고, 수익증권과 채무증권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분증권의 몸집은 줄었으나 취득원가 대비 장부금액은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오케이저축은행의 누적평가손익은 271억원으로, 지난해 말 45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채무증권에서 손실이 나면서 매도가능증권 전체 이익은 247억원을 기록했다.
오케이저축은행의 투자금융 확대는 지난해 이뤄진 조직개편에서도 나타났다. 따로 존재하지 않던 IB조직을 신설하면서 현재 IB금융본부 산하의 IB금융 1팀, 2팀이 OK저축은행의 IB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인력도 충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인수금융과 펀드 등 투자를 검토할 경력직을 채용했으며, 팀장으로 외부 전문가도 영입했다. 유안타증권에서 팀장을 역임한 김형진 팀장이 지난해 6월 IB금융 2팀장으로 선임돼 1년 계약에 이어 올해에도 IB금융 2팀을 이끌고 있다.
대출 구성도 다변화
투자금융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구조 다각화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여신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줬다. 오케이저축은행은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업으로부터 시작해 가계대출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기업대출보다는 개인 대출에 초점을 둔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여신을 운용했다.
10년 전인 2014년 오케이저축은행의 총여신 8776억원 중 가계대출은 5679억원으로, 총대출에서 64.7%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가계 대출 비중을 차차 줄여갔다. 2016년 가계대출 비중이 다시 78.8%까지 올랐으나 이후 꾸준히 비중이 줄어 올해 1분기 기준 40.8%까지 하락했다. 2014년 가계대출 비율과 23.9%p 차이다. 오케이저축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기업대출 비중을 증가시켰는데, 올해 1분기 기준 오케이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 규모는 6조3988억원으로 54.2%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중소기업 대출로 6조574억원이 중소기업 대출에 해당한다. 공공기관 및 기타 대출 부문도 5827억원으로, 2019년 1541억원 대비 4286억원 증가했다.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9%에서 4.94%로 늘었다.
오케이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가증권 투자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것으로 수익률, 안정성 및 시장환경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