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석 회장 잔여지분 5.93%…서태원 대표에 증여될 듯업계서 관련 소문까지 돌아…주가 저평가 시기라 세금도 적어보유 부동산 등 대비 저평가…알루미늄 사업 확장 전 마무리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DI동일(001530)이 올해 본격 3세 경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서민석 회장이 장남 서태원 대표에게 지분을 완전히 넘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DI동일이 알루미늄 사업 확장을 앞두고 있어 가치가 낮을 때 지분 증여 문제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소액 주주들이 DI동일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주주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3세 경영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DI동일 본사(사진=DI동일 홈페이지)
보유 부동산 및 동일알미늄 가치 대비 저평가
28일 업계에 따르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서민석 회장은 지난해 12월 3세인 서태원 대표에게 10만주(0.38%)를 증여했다. 증여 후 서 회장의 지분은 5.93%로 낮아지고, 서 대표의 지분은 1.43%로 높아졌다. 서 대표가 서 회장 나머지 지분을 전부 증여받을 경우 서 대표의 지분은 7.36%를 기록하며 DI동일의 최대 주주인 정헌재단(지분율 10.52%)에 이은 대주주가 된다.
실제 지난해 12월 증여 이후 본격적인 증여가 시작될 것이라는 말이 관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관련 업계에서는 DI동일이 증여세 관련 컨설팅을 받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DI동일이 앞으로 알루미늄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가 높아지기 전 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서 회장이 보유한 DI동일 지분 5.9%를 28일 종가(2만2050원)로 환산하면 341억원으로, 지분을 전량 증여할 경우 세액이 154억원에 달한다.
DI동일은 실제보다 상당히 저평가 받고 있는 기업이다. 유진투자증권은 DI동일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가치 평가라고 언급하며 올해 전체 DI동일의 PBR은 0.8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DI동일의 PBR은 0.74로 실제로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다.
28일 기준 DI동일의 시가총액은 5716억원이다. 이 중 DI동일 자사주 25.6%를 제외하면 4253억원으로 줄어든다. DI동일의 투자 부동산 장부 가치가 2779억원이고, 동일알루미늄의 가치가 6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시가총액이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다.
실제 업계에서는 DI동일의 저평가 근거로 DI동일이 보유한 부동산과 동일알루미늄을 꼽고 있다. DI동일은 서울 삼성동 정헌 빌딩, 구로디지털단지역 부지, 인천항 동일방직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정헌 빌딩의 가치만 6천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구로디지털단지 부지는 구로구청이 올 하반기 지구단위계획변경을 공고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어 주거 시설 분양 등으로 높은 개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DI동일의 주요 종속회사인 동일알루미늄은 알루미늄 양극박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국내에는 알루미늄 관련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연간 2만~3만톤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I동일은 동일알루미늄 지분을 90.39% 보유하고 있다.
동일알루미늄 등 사업 성장 전망도 높아
동일알루미늄은 양극박 사업의 호조를 바탕으로 회사 규모를 키우고 있다. 동일알루미늄은 지난 4월 압연기 3대 계약과 함께 청주 공장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동일알루미늄의 천안 사업장이 포화상태라 2차 전지 양극박 사업장을 청주에 새로 짓는다. 압연기 1대당 평균적으로 600억~800억원의 매출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동일알루미늄이 보유한 압연기 8대에서 최대 6천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일알루미늄의 청주 공장은 추가적인 개발도 가능하다. 알루미늄 양극박의 원료가 되는 알루미늄 스트립 공급이 원활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알루미늄 스트립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 개발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동일알루미늄의 청주 공장은 전체 부지의 37%를 우선 개발하고 향후 나머지 부지를 개발한다. 현재 동일알루미늄은 청주 공장 토지 계약을 마친 상태다.
한편, 소액주주들이 불투명한 정보 공개를 문제 삼으며 DI동일을 상대로 단체 행동에 나선다. 소액주주들은 7월 DI동일 소액주주연합 법인을 설립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DI동일 소액주주 운동은 지난해와 올해 주주총회에도 있었지만, 구심점이 없어 IR담당자 배정 요구 등 부수적인 요구를 하는 데서 그쳤다.
법인 설립 후 DI동일 소액주주들은 DI동일 측에 전자투표제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과 자사주 소각을 요구할 예정이다. DI동일 소액주주 단체는 첫 단계로 DI동일 측에 주주명부 공개를 요청했다. 이들은 주주명부를 확보해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SK 등 다른 회사의 소액주주 단체와 연대해 금융위원회, 국회 등을 상대로 면담, 민원 등을 통해 제도 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와관련 <IB토마토>는 DI동일 측에 소액주주 운동 및 주가 저평가에 대해 문의했으나 DI동일 측은 담당자 부재를 이유로 답변을 거절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