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사태 불매운동 조짐에도 2분기 실적 선방브로커리지 비중 높지만 개인투자자 잡을 콘텐츠 절실스포츠 중계 같은 투자 대회 통해 방문율과 재방문율 증가 효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 들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사태로 홍역을 앓았던 키움증권이 실적 선방으로 숨을 고르고, '게이미피케이션'을 돌파구 삼아 개인투자자 잡기에 나섰다. 게임 형식을 도입한 주식투자대회 '키움영웅전'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중계하는 콘텐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증시 활황 수혜 지속…2분기도 실적 선방 전망
2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오는 2분기 키움증권의 지배순이익은 1544억원으로 시장전망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월 촉발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관련 500억원대 손실 반영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의 주요 사업 영역인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고, 운용손익이 선방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부문별로 보면, 2분기 위탁매매 수수료는 172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분기 국내주식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2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약정점유율도 22.7%로 0.3%p 개선됐다. 당초 위탁매매 중 해외주식 수수료는 267억원으로 전분기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추측됐으나, 6월엔 해외주식 약정대금이 11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월대비 28% 반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FD 관련 노이즈보다는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에 주목된다"라며 "올해 5월 18조원으로 저점을 형성한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6월 들어 다시 19조1000억원까지 회복했고 7월 6일 기준 20조3000억원까지 완만한 반등세을 보이며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시장 거래대금 1조원 증가당 당사 연간 ROE 상승폭은 0.44%p로 주요 업체 중 가장 높아 증시 활황의 수혜를 받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신뢰도 고비 넘겼지만 향후 과제는 이미지 개선
키움증권 여의도 사옥. (사진=키움증권)
앞서 키움증권은 4월 발발한 CFD사태로 인한 손실 가능성과 불매운동 조짐 등으로 회복하던 실적이 다시 고꾸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받은 바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사퇴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CFD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또한 미수채권이 발생하고 충당금 전입 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며 "담보 대상 주식들의 주가 변동성이 크고, 발생 미수채권 회수 절차 등이 남아 있어 정확한 손실 규모를 측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키움증권의 깜짝 실적이 다른 대형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기반이나 2분기 실적 추정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키움증권에 대한 불매운동은 미미했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일평균 약정 시장점유율은 30.8%로 전월 29.9%보다 0.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24일 발생한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고객 이탈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년 동월 2022년 5월 시장점유율은 31.0%로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5월 일평균 약정금액은 8조8000억원으로 전월 기록한 12조7000억원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해외주식 점유율 또한 전월대비 늘어 키움증권의 5월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은 31.1%로 집계돼 전월 28.8%보다 2.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정금액의 경우 7조1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개인 고객 이목 끄는 리테일 전략
다행히 일각에서 가능성이 언급된 키움증권에 대한 불매운동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브로커리지가 사업 영역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을 확고하게 잡아야 할 콘텐츠가 절실하다. 키움증권이 주목한 것은 주식을 게임 형태로 적용한 투자대회다.
키움증권이 올해 초부터 진행하고 있는 키움영웅전은 키움증권 통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영웅문S#'에서 제공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다. 대회 진행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한 달 단위로 진행되는 국내·해외 주식 '정규전'과 고객이 직접 그룹을 만들어 최대 1000명과 수익률 대결을 펼칠 수 있는 '그룹전'으로 나뉜다. 현재 국내·해외 주식 정규전은 매월 2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전하고 있다. 아울러 그룹전도 7월 기준 100개 이상 그룹이 개설된 상태다.
키움증권 중계 화면 (사진=키움증권 유튜브 썸네일)
지난 6월 키움증권의 투자대회 '키움영웅전'의 6월 정규전에선 20만명 이상의 참가자수를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대회 종료와 함께 오는 11월 진행될 결승대회 격인 영웅결정전의 참가자도 1500명(국내 1000명·해외 500명)으로 결정됐다. 자산 규모별로 구성된 5개 대회에서 국내는 대회별 상위 200명, 해외는 대회별 상위 100명이 참가 대상이다.
대회 진행은 스타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게임 중계 형태로 진행됐다. 주요 선두권을 기록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터뷰와 투자 실적을 체크해 키움증권 공식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화하는 형태로 제공했다. 또한 투자자별 투자 정보를 활용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 상위권의 투자자의 정보를 활용해 실제 투자에 적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키움증권은 해당 서비를 통해 키움증권 방문율과 재방문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개인 투자커뮤니티와의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영웅전 서비스는 투자자간 경쟁, 보상, 커뮤니티 요소들은 참가자들의 매체 방문율 및 재방문율을 높이고 있다"라며 "신규 통합앱 영웅문S#에 서비스되는 점 때문에 기존 영웅문S 사용자를 영웅문S#으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네이버카페 '미국주식이 미래다', '나는 주식 트레이더다'와 공동으로 수익률 대회를 개최했고, 앞으로도 투자 커뮤니티와 제휴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