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맞은 호텔·면세업계)①호텔신라, 따이궁 줄자 수익 '껑충'
따이궁 유치경쟁 줄자 수익성 개선…향후 국내외 면세사업 확대
2021년 매출 대비 송객수수료 비중 40% 돌파…3년새 4배 증가
인천공항 입점 차입부담 증가…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높아
공개 2023-07-06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9: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면세업계가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을 맞아 실적 변화가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국내 여행수요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해외로 떠나지 못하는 국내 수요와 외국인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된 업체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IB토마토>는 엔데믹을 맞아 여행수요를 잡기 위해 분주한 호텔·면세업계의 수익성 창출 전략 등을 집중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 훈풍에 호텔신라(008770)의 1분기 수익성이 두배 가량 급증했다. 코로나19 시기 유일한 판매채널이던 따이궁(보따리상) 외에 일반 여행객수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과도한 수수료 지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수수료 인하에 응하지 않는 따이궁 객수 감소가 줄면서 매출액은 뒷걸음질 쳤다. 향후 호텔신라는 상품경쟁력과 마케팅 활동 강화를 통해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송객수수료 인하에 영업이익률 3%개선…영업이익 2배 '껑충'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51억원에서 345억원으로 128.45%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4.59%로 전년 동기(1.38%) 대비 3.21%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최근 관세청과 면세업계가 따이궁(대리구매상)에 대한 송객수수료(적립금·할인액)를 정상화하기 위한 자정활동을 진행함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동안 따이궁을 통한 면세사업의 외형성장은 지속됐으나, 높은 송객수수료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국내 면세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실제로 매출액 대비 송객수수료 비중은 2019년 5% 수준에서 2020년 6%, 2021년 22%로 올랐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오른셈이다. 특히 면세점이 해외 대량구매자 등에 제공하는 송객수수료가 매출액의 최대 40% 수준으로 과도하게 증가했다.
 
관세청이 적극적인 송객수수료 정상화에 나선만큼 일각에서는 향후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송객수수료가 매출의 40~50%까지 올랐던 일부 제품의 경우 최근 20%대까지 떨어진 사례도 나타났다.
 
다만 매출액은 752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44억원) 대비 31.28% 감소했다. 매출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TR(면세유통) 부문 매출이 감소한 것이 전체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TR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9799억원에서 올해 1분기 6106억원으로 37.14% 줄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따이궁 매출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90% 이상을 차지했으나 올해 초 수수료 인하 효과로 80% 수준으로 조정됐다"라며 "지난 3년간 따이궁이 유일한 매출처가 되면서 협상력이 과도하게 치우쳤으나, 여행객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면세점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공항·국내외 면세사업 확대로 매출 회복세 기대
 
관건은 향후 관광객 수요 회복이다. 국내 면세업계 매출 90% 이상은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중 관계 악화 등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수 회복세는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1월 39만명, 2월 45만명, 3월 49만명, 4월 49만명, 5월 50만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월 2만명, 2월 4만명, 3월 7만명, 4월 10만명, 5월 12만명 수준에 그쳤다. 절반도 안 되는 모습이다.
 
이에 호텔신라 측은 국내외 신규 면세점 진출을 통한 사업확장과 상품경쟁력·마케팅활동 강화 등을 통해 매출액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일본 등 해외면세점을 다시 재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난 4월 인천공항 DF1(향수·화장품)과 DF3(패션·액세서리·부티크) 구역에 낙찰되면서 오는 이달 1일부터 10년간 운영을 시작한다. 이미 신라호텔은 15개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다음달부터 운영이 종료되는 매장을 순차적으로 인계받으면서 인천공항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텔신라는 창이공항 듀플렉스(고객 체험형) 매장을 오픈하며 쌓은 노하우를 인천공항에 접목해 랜드마크 매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자료=관세청)
 
다만, 인천공항 입점으로 인한 단기적 차입부담 증가로 재무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과거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들은 높은 임차료 부담으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바 있다. 변경된 임차료 체계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출국객수 회복 시 지급해야 할 임차료는 3300억원 내외로 현재 지급하고 있는 임차료 대비 큰 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분기 말 호텔신라의 현금및현금성자산(금융자산 포함)은 7312억원으로 지난해 말(5340억원) 대비 36.9% 증가했다. 지는 2월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확보를 위해 30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를 발행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414.55%, 차입금의존도는 57.1%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100~200%, 차입금의존도는 20~30%를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해외여행 회복세와 시장 정상화에 따른 국내외 신규 면세점 진출을 통한 사업확장과 상품경쟁력 개선, 마케팅 활동 강화 등을 통해 매출 활성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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