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시작부터 '좀비기업'?…시험대 오른 3남 김동선
올 1분기 이자보상배율 1 이하 기록…재무상태도 여전히 '불안'
한화솔루션과 합병 전 총 차입금 7154억원…분할 후 0원 기록 등
지분 늘리는 김동선 전략본부장…'파이브가이즈' 성공 여부 관심 높아
공개 2023-06-16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8: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 한화솔루션(009830)에서 인적 분할된 이후 올해 다시 재상장된 한화갤러리아(452260)가 출발부터 '좀비기업'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 1분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동비율이 100% 미만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기며 여전히 불안한 재무 상태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신사업 등을 통해 재무구조의 조기 안정화를 꾀할 예정이다.
 
특히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이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꾸준히 확보하면서 지배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 본부장이 그룹의 레저와 유통 부문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화갤러리아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김 본부장이 주력하는 첫 사업인 '파이브가이즈'의 성공과 한화갤러리아 재무 개선 여부가 김 본부장의 경영 능력을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본관 모습. (사진=한화갤러리아)
 
올 1분기 이자보상배율 1 이하 기록…재무상태도 여전히 '불안'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 1분기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한 상태에서 이자비용 19억원을 기록해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지 못했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셈이다. 여기에 유동자산 3613억원, 유동부채 4610억원을 기록해 유동비율이 78.4%에 머물러 있다. 통상적으로 유동비율이 100% 이하일 경우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인 것을 의미한다.  부채비율도 올 1분기 기준 106.2%를 기록한 상태다.
 
그나마 현재 한화갤러리아의 재무상태는 과거 한화솔루션의 종속회사로 남아 있을 때보다 크게 개선된 상태다.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으로 흡수합병되기 직전인 지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부채비율은 286.6%에 달했다. 여기에 차입금 및 사채는 총 715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부채의 상당 부분을 한화솔루션에 그대로 남겨 놓고, 이전보다는 양호한 재무상태로 인적분할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 합병된 지난 2021년과 2022년의 리테일 부문 매출액은 각각 5485억원, 5695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한화갤러러리아는 흡수합병 직전인 2020년 영업이익률이 0.8%에 불과했다. 2019년에는 그나마 8.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2021년과 2022년 2년간 총 매출액 1조1180억원을 기록했지만, 한화갤러리아가 영업을 통해 수천억원의 차입금과 사채를 전부 갚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사업 등의 조기 안정화 및 영업이익 확대를 통해 1 이상의 이자보상비율을 시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향후 수익구조 안정화를 통해 부채비율은 점진적인 감소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분 늘리는 김동선 전본부장…'파이브가이즈' 경영능력 시험대
 
이 때문에 한화그룹 레저 및 유통 사업을 맡고 있는 김동선 본부장의 경영 능력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방산·화학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을 맡고 있고, 김 본부장이 호텔·리조트·식음료 등 유통 계열사를 맡고 있다.
 
김 본부장은 승마 국가대표 출신으로 계열사 경영 등에 적극 참여하지 않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승마사업만 총괄해왔다. 이후 지난해 2월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력실장을 겸임하면서 본격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김 본부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한 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유통 사업군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김 본부장은 최근 한화갤러리아 지분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본부장은 올해 4월부터 현재까지 총 9번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매입했고, 현재 기준 총 지분율은 0.25%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한화갤러리아 최대 주주는 (주)한화로 24.92%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솔루션이 1.39%를 보유하고 있어 김 본부장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아직 경영 능력을 보여준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김 본부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적인 국내 안착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FG Koea)는 오는 26일 강남에서 ‘파이브가이즈’ 1호점을 개장한다.
 
김 본부장은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도입을 위해 유치부터 매장 개설까지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직접 홍콩 매장을 찾아가 현장 실습을 하는 모습도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파이브가이즈’의 성공 여부에 따라 김 본부장의 경영 능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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