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유진투자증권(001200)의 재무건전성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자본적정성 지표가 중소형사 평균 대비 열위한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실에 대한 부담까지 내재된 까닭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대체투자 등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신용도를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출처=한국기업평가)
2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유진투자증권의 제314 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대한 신용등급을 ‘A+·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유진기업(023410)(지분율 28.3%) 산하의 중소형 증권사로, 투자은행(IB)부문과 채권이자 등의 금융부문을 중심으로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작년 3분기 기준 자기자본 9367억원 규모로, 최근 3개년(2018~2020년) 평균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1.5%다. 같은 기간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과 판관비 대비 영업순수익 비율은 각각 0.7%, 70.2%로 집계됐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유진투자증권은 2014년 유상증자 이후 자본확충을 이익유보에만 의존하고 있어 자기자본의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라면서도 “안정적인 이익창출력과 저배당 기조를 기반으로 자본축적이 이뤄지고 있으며, 위탁매매부문 호실적과 IB부문 수익창출력 확대에 힘입어 동종업계 평균 대비 높은 영업순수익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증시거래대금 감소와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증권업 전반의 업황 저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지표가 저하된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800억7683만원으로 전년동기(808억4124만원)에 견줘 0.95% 감소했으며 작년 9월 말 수정NCR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은 각각 237.2%, 5.4배로 중소형사 평균 (321.6%, 4.2배)을 하회하는 상태다.
(출처=한국기업평가)
김 연구원은 “현금, 국공채 등 저위험자산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있지만, 여신자산 부실화가 반복되면서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과거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2020년 해외 오피스빌딩 담보대출 부실화로 건전성 지표가 저하된 가운데, 자안바이오의 부도로 1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인수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호텔·항공·운송 등과 관련한 기업과 실물자산 익스포저 관련 건전성 부담도 내재한다”라며 “향후 담보자산 처분 등을 통한 원활한 투자자금 회수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우발채무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유진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711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75.9%에 달하기 때문이다. 우발채무 대비 유동성 갭은 4800억원으로 나왔다.
김 연구원은 “파생결합증권 관련 유동성과 헤지운용 부담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우발채무 규모에 대한 양적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초자산 대부분이 무등급PF와 해외 실물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우발채무 구성 지표도 동종업계 대비 열위하다”라고 진단했다.
(사진=백아란기자)
이어 “IB사업 확대 과정에서 우발채무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규모와 질적 위험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부실자산 매각 여부, 자본확충, 조달·운용구조 변화 등을 감안한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대응력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윤재성 NICE 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또한 “실물경기 회복세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IB영업 확대과정에서 위험인수가 늘어나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며 “과거 발생했던 PF부실채권의 정리 작업 등의 경과상황과 해외대체투자 등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