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바로자산운용이 경영진을 물갈이하며 새로운 리더십 체제에 돌입했다. 설립 4년 차를 맞은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시장 확장성이 필요한 만큼 조직체계를 개편, 새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옛 바로투자증권) 출신 대표가 신임 수장으로 낙점되면서 카카오페이증권과의 시너지를 꾀할지도 관심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로자산운용은 최근 윤기정 전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는 김상욱 전 대표의 임기가 2023년까지 남아있었던 상황에서 결정된 것으로, 기관 영업 등 기업금융(IB)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김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 부문대표로서 운용총괄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바로운용 조직도. (출처=바로자산운용)
바로자산운용 키를 쥐게 된 윤 신임 대표는 동서증권과
교보증권(030610) 등을 거쳐 2008년 바로투자증권 전무를 역임했으며, 바로투자증권이
카카오페이(377300)에 인수된 2019년 김기홍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다. 그는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에서 기업금융부문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홀세일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전문사모집합투자업무로 문을 연 바로자산운용은 2019년 업무집형사원(GP)와 투자자문업, 외국환업무 등록에 이어 지난해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 대주의 대리금융기관 역할과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특수목적법인(SPC) 사무대리 업무까지 도맡으며 시장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조직은 기존 부동산투자·구조화금융·특수금융·투자운용·대체투자운용·경영지원 8팀 체제에서 투자운용과 대체투자운용을 맡는 '운용부문'과 IB직할, 부동산투자본부, 구조화금융본부로 이뤄진 'IB파트', '전략파트(전략직할)', '기업금융부문(기업금융직할)', 경영지원본부 등 1본부, 2부문 2파트로 재편됐으며 2019년 당시 9명 수준이던 임원은 2배로 늘어난 상태다.
다만 아직은 소형 운용사로, 가야 할 길이 먼 실정이다. 실제 자산운용사 시장 입지를 보여주는 운용자산(AUM·순자산총액)은 지난 17일 기준 2869억원으로 전년동기(2704억원) 대비 6.10% 증가했지만 업계 내 순위는 140위에서 144위로 4단계 내려갔다. 운용자산은 부동산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운용자산 내 절반인 49.94%가 부동산(1433억원)으로 나타났으며, 특별자산(31.61%)과 혼합자산(13.87%), 재간접(2.82%), 주식(1.7%) 순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인 전문사모펀드 이외에도 증권사의 IB와 같이 프로젝트의 초기단계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제반 문제에 대한 주선·자문·금융·계약에 대한 용역을 제공하는 역할과 PF와 일반 자금의 중개·주선, 대리업무까지 수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주력 부문이 부동산 등에 쏠린 것이다. 결국 펀드설정액과 일임자산 증가를 위해서는 홀세일 영업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한 셈이다.
카카오페이증권과의 협업 가능성 등 경영전략의 변화도 기대된다. 바로자산운용은 바로저축은행, 신안캐피탈 등 신안그룹이 금융업 확대를 위해 설립한 운용사로, 신안캐피탈(작년 말 기준 지분율 22%)과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지호씨(10.5%) 등이 카카오페이증권의 주요 주주로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지호씨의 경우 바로자산운용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임원진 역시 윤 대표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증권 출신이 다수 포진돼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증권 출신 임원은 △정희종 부사장(파트장) △정세훈 이사(준법감시인) △강신용 상무 △유남식 상무 △김훈탁 상무 △임정주 상무보 △윤희창 이사 등 9명으로 전체 임원(18명) 중 절반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카카오페이증권과의 시너지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판매사별 설정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3076억원의 설정잔액 중 카카오페이증권의 설정액은 41억원에 그쳤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설정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다.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928억원(30%)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진투자증권(001200)(621억원)·KB증권(602억원)·IBK투자증권(317억원)·BNK투자증권(30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211억원)·하나금융투자(30억원)·
DB금융투자(016610)(26억원) 순으로 나왔다.
한편 바로자산운용은 운용역 등을 지속 채용해 영업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바로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카오페이증권과 바로자산운용 간 직접적으로 지분이 얽혀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카카오페이증권과의) 시너지 방안보다 (영업력을 키우기 위해) 운용역 등을 충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