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은행이 이자이익에만 치우친 수익모델에서 벗어나 수익 다각화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은행권은 금리인상기를 맞아 이자이익은 견조 할 수 밖에 없어 차별화 포인트로 비이자이익이 꼽힌다. 그동안 비이자이익 개선에 공을 들여왔던 우리은행은 핵심 수수료이익인 기업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부문의 턴어라운드, 케이뱅크 등에서 발생한 유가증권 평가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이 폭증하며 승전고를 울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의 지배기업지분순익은 2조3760억원으로 전년 1조3630억원 대비 74.3% 불어났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이 12.7%(2926억원), 신한은행이 20%(4166억원), 하나은행이 27.9%(5603억원)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눈부신 도약을 일궈낸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88.6% 증가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올해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 비이자이익이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비이자이익으로 9540억원을 시현하며 전년 7170억원과 견줘볼 때 33.1% 성장했다. 국민은행이 34.3%(3709억원), 신한은행이 22%(1917억원), 하나은행이 57%(6474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었다.
박혜진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올해 모든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라며 “결국 비이자이익의 증가 여부가 실적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
우리금융지주(316140)가 가장 유리한 포지션을 구축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로 지난해 전체 비이자이익 1조3590억원 가운데 70.2%를 담당했다.
이처럼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이 성장한 데는 CIB·자산관리부문의 턴어라운드, 유가증권 평가이익 증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조직인 기업그룹과 상품조직인 IB그룹의 CIB 협업으로 거래기업에 대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등 영업기반 확대를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CIB 연계이익은 2019년 564억원, 2020년 680억원, 지난해 약 980억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자산관리수수료이익도 지난해 2810억원으로 전년 2310억원과 비교해 21.6% 증가했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해당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우리종합금융, 우리금융캐피탈, 우리PE 등과 CIB 사업 공동투자를 확대하고 협업 또한 지속할 것이라고 보탰다. 이는 우리금융이 추진하는 계열사 연계 CIB 협업 강화의 일환이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등에 투자한 효과도 톡톡히 봤다. 지난해 유가증권 평가이익은 3450억원으로 2020년 1640억원 대비 110.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유가증권 평가이익 699억원을 반영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부터 케이뱅크에 2362억원을 투입했으며 지분율은 12.68%를 가리키고 있다.
유가증권 평가이익은 보유하고 있는 시장성 유가증권을 시가로 평가함으로써 장부가액보다 높게 평가되는 경우 계상되는 차이, 즉 평가이익을 뜻한다.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비상장 주식이므로 외부평가기관을 통해 지분가치를 평가받는다. 케이뱅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향후 우리은행의 유가증권 평가이익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케이뱅크가 성장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순이익으로 223억원을 기록하며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여·수신 증가세는
카카오뱅크(323410)와 견줘도 손색이 없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여신 잔액이 4조9100억원, 수신 잔액이 7조5700억원 불어났으며 카카오뱅크는 각각 5조5481억원, 6조486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비이자익이 많이 늘었다”라며 “유가증권 등 본사 영업부문 호조와 핵심 수수료의 턴어라운드가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은행 비중이 전년 대비 크게 높아지며 자회사 간 시너지효과가 본격화됐다”라고 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