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철회한다. 공모가 산정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IPO 철회에도 불구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사진/현대엔지니어링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은 26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내달 3일부터 4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을 예정이었다.
저조했던 수요예측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공모 주식수의 75%인 1200만주에 대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매입 주문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산정한 공모가 밴드는 5만700~7만5700원선이다.
하지만 최종 경쟁률은 두 자릿수에 그치면서 밴드 하단가에 책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올해 IPO 대어로 꼽혔던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0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현대엔지니어링 측도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라며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사 등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라고 사유를 설명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철회에도 신사업 추진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지만 보유한 순현금이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047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을 기록 중이기에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25일 온라인 간담회 자리에서 상장을 계기로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MMR) △자체 전력 생산사업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기물 소각·매립 등 신사업에 2025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PO가 철회됐지만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여전하다”라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을 통해 계획했던 대로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