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로 돌파구 찾는 신한라이프…차별화 확보 ‘숙제’
단순한 건강개선 넘어 혜택 체감할 서비스 필요
AI 홈트레이닝 서비스 통해 MZ세대 공략 시도
공개 2021-10-1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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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신한라이프 본사. 사진/신한라이프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신한라이프가 보험업계에서 두 번째로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시도하며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필요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 신한라이프는 인공지능(AI) 홈트레이닝 서비스 ‘하우핏’으로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공략한다는 계획이지만 그동안 보험사들이 보여 준 단순한 건강개선 서비스를 넘어 소비자들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신한라이프는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위한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자회사 설립을 위해 신한라이프는 약 2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의 승인 허가가 떨어지면, 신한라이프는 연내에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완료할 방침이다. 국정감사 시기와 금융위원회의 내부 사정 등을 고려할 경우, 내달 초에는 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합병 전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있다. 지난 2018년부터 각 1305억원과 3112억원, 2019년 1253억원과 2700억원, 작년에는 1686억원과 2275억원으로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의 합이 큰 성장세를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포화한 보험시장 속에서 보험사들이 고객 확보에 나서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보험연구원이 국내 보험사 CEO 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신사업영역으로 건강관리 서비스와 간병 및 요양 서비스 등 헬스케어 사업이 59.5%(22명)로 가장 많았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건강보장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건강 분야가 신사업분야인 예방 및 관리 서비스와 밀접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KB손해보험은 보험업계 처음으로 헬스케어 자회사를 선보였다. KB손보는 지난 4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설립 승인을 받고, 이달 안으로 ‘KB헬스케어’를 설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KB손보는 KB헬스케어를 통해 개인별 당뇨 수치 측정이나 특성에 맞는 음식 추천 등 구체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로, 기존 보험사들이 선보였던 건강관리 서비스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통해 서비스를 강화하려 하고 있으나,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는 구분 없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건강검진을 통한 보험료 할인이나 걷기 등 일정 목표 달성 시 리워드 제공 등이 주를 이뤄 별다른 차별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걷기를 통해 리워드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경우, 실제 목표를 달성하는 비율은 50~60% 수준에 그치고 있다”라며 “단순한 건강 개선보다는 더욱 구체적인 서비스로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헬스케어 차별화가 어려웠던 점으로 정부의 건강·금융 데이터의 상업적 활용 규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우려로 관련 규제가 엄격하다 보니 보험사 입장에서는 한정적인 자원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신한라이프는 인공지능(AI) 홈트레이닝 서비스 ‘하우핏(HowFIT)’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해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사할 계획이다. 지난 3월 공식 출시된 하우핏 서비스는 동작 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해 준다.
 
신한라이프는 자회사가 공식 출범하지 않은 상황인 점을 고려해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하우핏 서비스가 젊은 세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원가입 후 유료 결제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우핏 특성상 정확한 사용자 수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라며 “주요 사용자층을 조사했을 때, 2030세대와 여성 비중이 많은 것을 확인해 MZ(밀레니얼+Z세대)세대 중심으로 공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본업인 보험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분리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홍석철 교수는 “보험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연계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상업적으로 느껴져 거부감이 생길 우려가 있다”라며 “독립적인 운영을 통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사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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