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주주 가치' 위해 3개 회사로 분할…배당성향 높일까
분할 이후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 주목
공개 2020-09-10 17: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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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림산업
 
[IB토마토 노태영 기자] 대림산업(000210)이 결국 3개 회사로 나뉘었다. 두 축인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이 독립적으로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이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뒀다는 설명인데 앞으로 배당 등 실질적인 관련 정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대림산업은 10일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건설·석유화학 부문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이날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오는 12월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 지주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대림그룹 고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이 사실 산업별로 시너지를 내는 부분보다 이질적인 부분이 존재해왔다"면서 "현재 두 부문 모두 실적이 나쁘지 않는 상황에서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시기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공시에 따르면 대림산업을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디엘 주식회사'(가칭)와 건설 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가칭), 석유화학회사인 '디엘케미칼'(가칭)로 분할한다. 대림산업을 디엘과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디엘에서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한다.
 
디엘과 디엘이앤씨는 기존 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게 된다. 분할 비율은 디엘 44%, 디엘이앤씨 56%다. 디엘은 석유화학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디엘케미칼을 신설한다. 디엘이 디엘케미칼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지주회사인 디엘은 계열사별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지원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이미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여당이 우세한 21대 국회의 공정 경제 3법 추진 의지와 2019년 개정 세법 등의 제도 변화 때문이다. 개정 세법을 고려할 경우 과세 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 회사 분할이 이뤄져야 한다. 
 
출처/유안타증권
 
특히 오너인 이해욱 회장 입장에서 대림산업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목표는 '지배력 강화'로 분석된다. 현재 이해욱 외 특수관계인의 대림산업 지분율은 23.1%에 불과하다. 외국인투자자와 국민연금은 총 53%의 대림산업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해욱 회장은 대림산업의 사내이사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취약한 지분 구조의 한계가 사내이사 사퇴의 결정적 배경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의 지분 13%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지지 없이는 사내이사 연임 여부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앞으로가 문제다. 시장 및 주주들의 기대에 걸맞은 수준의 배당 등 의미 있는 주주가치 제고에 이목이 집중된다. 대림산업의 지난 5년간 평균 배당성향(연결 기준)은 7.2% 수준에 불과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2019년에는 배당을 줄이기도 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최근 6개월간 주가 상승률이 36%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면서 "분할 발표 이후 새롭게 제시할 청사진이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오히려 주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내다봤다.
 
노태영 기자 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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