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머티리얼, 전기차 둔화에 수익성 급감…리스크 관리 필요
3분기 영업이익 24억원 기록해 전년비 84% 감소
영업활동은 '플러스'·투자활동은 '마이너스'…현금흐름 악화
공개 2025-02-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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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이차전지 업계 전반이 '캐즘(수요 둔화)'에 빠진 가운데, 이차전지 제조 및 도소매 기업인 탑머티리얼(360070)이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적자 규모도 늘어나는 등 현금흐름이 악화됐으나 회사는 무차입 경영 기조와 투자활동을 줄이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업황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을 넘어 재무구조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회사의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탑머티리얼)
 
흑자 기조 유지…유럽시장서도 장기적 수익 ‘기대’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기차 등 전방산업 악화에도 불구하고 탑머티리얼이 꾸준히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탑머티리얼은 지난해 1~2분기에는 5.8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29.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탑머티리얼의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148.8억원) 대비 83.87%나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탑머티리얼의 부채비율은 47.51%, 유동비율은 481.58%로 적정기준(부채비율 200%이하, 유동비율 100%이상)을 지키며 양호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이와 함께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50.7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183.4억원이고, 당장 만기가 도래한 단기차입금은 없는 상황이다. 이는 회사의 무차입 경영 기조가 재무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탑머티리얼은 과거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1~2분기 동안 두개 분기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불안한 재무안정성을 보였으나,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재무구조 회복세를 보였다.
 
탑머티리얼은 유럽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유럽 소재의 이차전지 기업 프라임배터리테크놀로지와 향후 10년간 최대 1조2000억원 규모의 양극재 및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오는 2035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계약으로, 매년 최소 4100만달러(약 600억원)에서 최대 8000만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제품을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계약 규모는 최소 6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2000억원에 이른다.
 
프라임배터리는 유럽 최대의 ESS(에너지저장장치) 공급업체로, BMS(배터리관리시스템)를 자체 설계·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과 배터리팩 설계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는 기존의 배터리셀 생산라인 설치 및 셀 공급 협력을 넘어 소재 사업 분야까지 협력 관계를 확장하게 됐다.
 
이번 계약은 탑머티리얼의 신사업 확장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간 시스템엔지니어링 사업에서 90%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던 회사는 신사업인 소재 사업을 키우기 위해 약 600억원을 투자해 평택에 대규모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제조 공장을 지난해 착공했다. 프라임배터리와의 계약을 통해 이러한 사업 다각화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금흐름은 악화…유동성 확보 움직임도
 
업계 안팎에서는 탑머티리얼이 전기차 시장의 캐즘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규모 공급 계약을 통해 향후 실적 개선과 재무구조 강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방산업의 회복 속도와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존재할 수 있어, 회사의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탑머티리얼이 흑자 기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3분기 모두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탑머티리얼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분기 –18억원, 2분기에는 –72억원, -3분기에는 –125억원을 기록해 누적 기준 –21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회사는 투자 규모를 줄임으로써 현금 유출을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누적 기준 회사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76억원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1~3분기 동안 회사는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 자산 일부를 처분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경영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IB토마토>는 탑머티리얼 측에 통화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이유와 유무형 자산 처분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는지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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