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패싱 간담회…은행업계의 골머리
야당 대표 등 은행연합회 직접 찾아 제 역할 강조
금융당국 목소리 아닌 정치권 행보 부담 가능성도
공개 2025-01-20 19: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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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권이 정치권의 행보에 상생금융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당국과의 논의 끝에 소상공인 지원안을 구체화하던 과정에서 야당과의 논의 자리를 따로 가지면서다. 특히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은행 업계와의 지속적인 만남을 예고하면서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은행 전경.(사진=은행연합회)
 
은행권 역할 강조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6대 은행장 등 업권 주요 인사와 간담회를 열었다. 6대 은행장 (이환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간담회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과 금융 외교 강화를 주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간담회에서는 가산금리 인하 등 구체적 금융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상생금융과 은행업계의 애로사항에 대해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의견을 청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재명 대표는 “전 세계적인 상황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특수 상황까지 겹쳐 경제가 불안정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라면서 “상황이 어려울수록 힘없는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겪기 때문에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서민금융지원을 위한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40분간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금융권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치권의 지원방안 ▲규제 개선 ▲기업활동 강화를 위한 역할 개선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간담회에서 금융의 국제진출을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이 중요한 만큼, 규제에 대해 개선을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은행업권은 간담회 중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신인도에 대해 민관의 공동 대처를 제안하기도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 연말 소상공인 금융방안에 대해 은행이 그동안 정부가 해왔던 대로 역할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면서 우리 금융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압박 아닌 협력? 그러나 부담 여전
 
은행권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모인 간담회 자리에 참석해 난감한 모양새다. 은행업권은 지난달 이미 한차례 상생 금융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세부 방안을 구축하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소상공인 채무조정 및 상생 금융 확대 방안에 따른 조치다. 통상적으로 은행업권의 세부 정책 방향은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을 통해 목소리를 내왔다.
 
은행업권은 특히 지난달 23일 20개 은행의 은행장들과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소상공인의 금융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해당 방안은 지난 12월4일부터 지속 가능한 맞춤형 소상공인 지원방안 마련 은행권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은행권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은 크게 ▲ 맞춤형 채무조정 ▲폐업자 지원 ▲상생 보증·대출 ▲은행권 컨설팅 등으로 나뉜다. 연 6000억~7000억원의 은행권 이자 부담 경감과 출연을 통해 연 25만명, 대출액 14조원에대한 소상공인 금융 지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은 상생금융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금리 인상기를 지나면서 윤석열 정부가 직접적인 상생금융 요구를 하면서다. 은행업권은 지난 2023년 연말에도 총 2조원 규모를 지원하는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당시에도 은헹권은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비교적 단시간 내에 진행되는 상생금융안에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특히 이번 간담회는 금융당국을 건너뛰고 야당이 직접 의견을 듣기 위해 은행연합회에 온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채널이 많을수록 은행권이 겪을 혼란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계부채 규제와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의 의견이 어긋나 은행업권의 세부 방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는 금융당국 이외에도 채널이 추가적으로 생긴 만큼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꾸준히 은행장 등 금융업권과 직접 만남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당국을 통해 나오는 목소리가 아닌 특정 정당과의 간담회인 만큼 개입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은행권 입장에서는 지난해에도 업권 전체적으로 지원안을 마련해 이중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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