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기다. 투기 직전 등급까지 내몰린 후에도 수익성과 건전성 등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여신 포트폴리오가 지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는데, 지난 연말 부실 채권 판매 실적이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OSB저축은행 본사.(사진=OSB저축은행)
업권 내 신용등급 '최하위'
20일 저축은행업권에 따르면 OSB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손실 규모는 42억원이다. 전년 동기 10억원의 적자를 낸 데 비해 분기 손실 규모가 커졌다. 누적기준 당기순손실은 134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업황 악화와 더불어 실적도 지속 하락하고 있는 데다 부실 채권 매각마저 녹록지 않은 탓이다. 업권 전체에 해당하는 사항이나, OSB저축은행의 경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신용등급이 타사 대비 낮기 때문이다.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이다. 규모가 큰 SBI저축은행 등이 A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상이하다. 지난해 BBB에서 BBB-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지난 2016년 나이스신용평가가 OSB저축은행을 신규 평가했을 당시 BBB등급을 부여한 이후 첫 등급 하락이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가 금융사 등 기업의 채권 발행 때 기준이 되는 신용 등급은 AAA등급부터 C등급까지 나뉜다. BB등급부터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034950) 등 신용평가사 3사가 평가한 기업은 단순합산 기준 1237개다. 이 중 투자 등급이 89.01%, 투기등급은 10.99%다. 신용등급이 BBB 이하 등급으로 하락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만약 저축은행이 BB등급으로 하락할경우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OSB저축은행은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월 적용 연이율은 12개월 기준 DB형 3.6%, DC와 IRP는 3.5%다. 예금상품인 만큼 비교적 낮은 비용을 들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축은행은 퇴직연금을 통해 예금 계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이전에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가 되는 데다 1금융권에 비해 높은 이율을 적용한 원리금 보장 상품을 판매해 대폭 규모를 키웠다. 예금 상품이 늘어나면 대출을 내어줄 수 있는 규모도 커져 저축은행의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
기준 미달에 등급 하락할 가능성도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 하락 요인은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는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수익성 등을 기준으로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재평가 했다. 수익성은 총자산순이익률과 당기순이익, 건전성은 고정이하여신비율, 자본적정성은 BIS자본비율을 중심으로 평가했다.
당시 등급변동 검토 요인으로 꼽힌 요소도 비슷하다.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1분기 수준 대비 하락한 시장 점유율 수준이 유지 ▲열위한 수익성 지속 ▲저하된 재무안정성 지속 등이다.
OSB저축은행의 세 기준 중 이미 두 지표는 기준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OSB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억원이었다. 그러나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지표도 떨어졌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1분기 0.6%에서 6개월 만에 –0.83%까지 하락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0.59%p 악화된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나빠졌다. 지난해 3분기 OSB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02%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6.8%p 올랐으며, 6개월 만에 0.84%p 상승했다. 총여신 중 312억원이 부실여신, 2100억원이 순고정분류여신으로 총여신이 1년 새 4000억원 감소했음에도 고정이하 분류 여신은 불어나 건전성 악화에 가속이 붙었다.
OSB저축의 경우 부동산 업종 대출액이 자본대비 높은 부분도 수익성과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OSB저축은행의 부동산업종 공여 여신은 9258억원, 이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1800억원이다. 부동산 업황 악화로 보수적인 건전성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관련 연체율은 20.28%에 달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동산 경기 상황에 따라 재무안정성과 수익성 등이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장기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퇴직연금 상품 취급이 제한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희망적인 부분은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OSB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2.3%로, 전년 동기 대비 0.67%p 올랐다. 같은 해 1분기에 비해서도 0.29%p 상승했다. 신규 여신을 취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실 채권을 상·매각해 위험가중자산을 줄인 영향이다.
OSB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강화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특히 올해에는 무수익 여신 정리를 통해 적립한 충당금의 상당액이 매각 이익으로 환입될 것으로 기대되며 수익성과 시장점유율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