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미약품, 한 단계 도약을 기대하며
경영권 분쟁 사실상 마무리 수순
R&D 투자 확대로 '명가' 지속 필요
공개 2025-01-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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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 1년간 이어진 한미약품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2월19일 진행된 한미약품 주주총회에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사장인 4자 연합 측이 승리하면서 상대방인 형제 연합 측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보유 지분을 4자 연합 측에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임 이사는 현재 4자 연합과 협력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지난달 열린 임시주총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간 지속됐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장남인 임 이사가 동생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함께 어머니 송 회장과 누나 임 사장이 추진하던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양 측은 서로 우호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쟁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우군으로 끌어들인 4자 연합의 승리로 끝나는 모습이다.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지난 1년간 한미약품의 지속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임성기 정신’으로 대표되는 ‘제약강국’이라는 경영 철학도 내세우기 민망한 상황까지 펼쳐지면서 기업 가치 하락과 회사 이미지 훼손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1년간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업계에서도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한 단계 성장을 점치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이 경영권 분쟁 종식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과 함께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의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행하고 있는 독감 등 제약업에 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올해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 기대감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만치료제 HM15275 임상 1상 결과가 올 6월 ADA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선천성고인슐린혈증 치료제 HM15136이 올해 상반기, MASH 치료제 dual agonist가 올해 12월 임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 해소와 함께 올해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면 회사 이미지 개선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아무런 노력 없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제약사로서 연구개발(R&D)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가 중요하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R&D 명가로 이름을 알리던 회사다. 그러나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R&D 투자 확대가 경쟁사 대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R&D에 1537억원을 사용해 매출액 대비 13.4%를 기록했다.
 
이는 제약업계 코스피 상장사 중 5위로 매출 대비 20%에 달하는 R&D 비용을 사용했던 과거와 비교해도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제약사에서 R&D 투자는 기업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매출 대비 20%에 달하는 비용을 R&D 투자에 쏟아 붓고 있다. R&D 투자에 얼마나 진심인지에 따라 신약 개발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R&D 명가’에 어울리는 투자와 성과로 한 단계 더욱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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