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DL건설(001880)은 실질적인 무차입 재무구조와 제한적인 우발채무 위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신용평가)
2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DL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4205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하는 한편, 공사미수금 등의 회수도 원활히 이뤄지면서 영업창출현금의 축적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현금흐름의 선순환 기조를 지속했다.
디벨로퍼 사업 강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대여금 규모는 늘어났다. DL건설의 장단기대여금 규모는 지난 2019년 말 1052억원에서 지난해 말 1898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DL건설의 사업 규모와 보유 유동성을 감안하면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보유 현금성자산이 차입 규모를 웃도는 실질적인 '무차입'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기존 워크아웃 차입금의 조기상환을 완료한 가운데, 2020년 고려개발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승계한 워크아웃 차입금인 약 1400억원도 점진적으로 상환하면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규모가 감소하고 공사미수금 부담 및 용지 매입 관련 선급금 유출로 인한 자금 소요가 발생했으나, 현금흐름의 선순환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또한 우발채무 규모도 타 건설사 대비 작다. DL건설은 정비사업 관련 보증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연대보증, 채무인수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이 없었다. 다만 올해 3월 이천군량리물류센터 신축사업과 관련해 890억원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이후 신용보강을 제공한 해운대 우동 호텔, 거제 기부대 사업 등도 합하면 총 1890억원의 규모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DL건설은 주택 및 물류센터 건설현장과 관련해 2조1551억원의 책임준공 미이행 시 손해배상 약정을 제공하는 한편,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7534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책임준공약정은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면 공사비를 대부분 확보한 기성불 현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SOC 자금보충의 경우 사업장이 분산돼 있고 운영비 및 해지 시 지급금을 통해 일정 부분 충당이 가능한 수준이다.
선지훈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DL건설의 현재 PF 보증 규모는 재무능력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향후 PF 보증 규모의 증가 가능성, 관련 사업의 진행 상황,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부동산 경기 저하로 주택사업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은 건축 공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DL건설의 사업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 진행사업장의 분양실적이 저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사업장의 분양 및 입주율과 공사비 회수 가능성에 대한 중점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익구조 측면에서는 건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커짐에 따라 당분간 예년 대비 저하된 수익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적인 수주전략과 상대적으로 작은 우발채무 규모를 감안할 때 최근의 금융시장 경색의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차입금을 웃도는 보유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