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514억8400만원으로 55.5%, 당기순이익은 1841억3200만원으로 80.0%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금융(IB) 부문은 채권발행시장(DCM) 회복과 함께 1분기 8조9000억원에 이르는 채권 발행이 실적을 견인한 주요인이라는 평가다. 이어 기업자문·인수금융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LG에서 우리로, 우리에서 농협(NH)으로 세 번의 간판이 바뀌고 그 기간 사명은 다섯 번 변경됐지만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기업금융(IB)·자산운용(Trading)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내며 자본시장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의 커버리지 조직인 IB1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윤병운 부사장은 1993년 당시 LG투자증권부터 지금의 NH투자증권까지 회사의 역사와 함께한 NH투자증권의 산증인이다.
윤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의 역량은 세일즈와 팀워크에서 나오고 어떤 사업에서건 준비된 사업 역량이 유연한 시장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부사장
다음은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초 자본시장의 화두는 회사채 시장이었다. 작년 하반기 채권 위기로 회사채 시장 자체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대형딜이 잇따라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연초에 으레 있는 회사채 시장 호황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금년 채권시장에 대해 평가해달라.
△작년 한 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가진 채권포지션에서 평가손이 발생했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권 시장은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하지만 작년 만기가 끝난 채권 사이클에서 확보된 현금이 1분기 금리 안정화에 따라 오히려 채권 시장 활황으로 이어진 것 같다.
-DCM시장에서의 상위권 다툼이 치열하다. 대형딜 몇 개만으로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데 NH투자증권만이 가지는 역량과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NH투자증권의 IB실적은 자문역량에서 나온다고 정의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어떤 회사가 회사채 발행이나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업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금융 투자사를 선정해 진행한다. 이 경우 결정된 업무를 진행하게 된 회사는 전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파악하데 시간이 걸리나 NH투자증권은 회사가 처음으로 가지는 고민부터 시작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갈 수 있다.
이점이 NH투자증권 기업 금융(IB)의 차별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자문에서 시작해 주식발행시장(ECM), 커버리지,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사업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예전에 세일즈가 곧 리스크 관리라는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세일즈를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역량이 필요할 텐데 NH투자증권의 세일즈 역량은 어디서 나온다 할 수 있나?
△시스템화된 팀워크다. NH투자증권 기업 금융 조직이 가지는 특징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톱니바퀴는 서로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다르지만 맞물려 보다 무거운 무게를 지탱할 수 있듯이 금융지주부터 기업 금융 조직 간 서로 유기적인 협력이 지금의 NH투자증권을 만든 것 같다. 기업 금융업무는 개인의 핵심 역량을 조직과 함께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개인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시스템화한다면 어떤 직무 인원의 일시적인 부재에도 원활한 업무 진행이 가능하다. 우리는 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수년을 노력해왔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 지금의 NH투자증권 기업 금융 조직이다.
-인터뷰를 하기 전 사전조사를 하면서 든 생각은 NH투자증권의 기업 금융은 시장의 상황에 따라 주력 사업이 유동적으로 바뀐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주력 사업 부문이 있고 다른 사업 영역에서는 때에 따라 열위가 나타나곤 하는데 NH투자증권은 만능이다. 이런 사업 추진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느 증권사도 유동적으로 사업 구조를 변경할 수는 없다. 다만 준비할 뿐이다. NH투자증권은 모든 영역에서의 꾸준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덕분에 때에 따라서는 어느 사업부가 부진할 수 있어도 다른 사업부가 실적 뒷받침 역할을 할 수 있다. 준비된 NH투자증권. 어떤 상황이 와도 충분히 대응해 낼 수 있는 사업적 역량을 미리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종합해 보면 NH투자증권의 역량은 팀워크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런 만큼 회사 사업부 전체 조직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다.
△실제로 최근 들어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이 크다. NH투자증권이 가지는 조직문화는 NH금융지주와는 다소 다르다. 근래 입사하는 사원들의 경우 NH금융지주 느낌의 주니어들이 많다. 이들을 우리 조직문화에 맞는 사람으로 다시 기르고 양육해야 하는데 MZ세대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신입직원들 중 스스로 리더를 뽑아 그들의 대변인이 될 수 있게 했다. 책임감을 가진 조직이 전체를 대변하면서도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게 한 방식이다.
현재도 주니어 직급의 양육에 대한 고민이 크다. 사실상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언젠가 내가 지금의 자리를 떠나더라도 NH투자증권이 가지는 조직문화를 키우고 발전 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벌써 여름이 다 돼 간다.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 NH투자증권이 기대하는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이 있는가?
△최근 금융위원회가 M&A 관련 과정에서 이뤄지는 기업 공개매수에 대해 사전 자금 확보 부담을 완화하겠다 밝혔다. 정부는 M&A 시 의무적으로 지분의 50% 이상을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앞두고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규제 완화 방안인데 이 같은 정부 규제 완화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의 확대를 이번 연도 최대의 화두로 생각하고 있다.
가깝게는
오스템임플란트(048260) M&A 거래를 예로 들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건은 NH투자증권 IB 사업부가 지난 10여 년간 추구해왔던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에서 NH투자증권은 단순한 중계 사무에 그치지 않고 PEF 연합군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 2조1250억원 중 약 1조7000억원을 차입 형태로 지원하고 인수금융 대출을 위한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해 자금 조달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금융당국의 자본시장법 개정이 연말까지 이뤄진다면 이미 우수한 사례를 시현한 NH투자증권은 이 분야의 선도자 역할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