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GS건설(006360)이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시공 상 과실을 인정하면서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후 조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하지만, 당장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러나 재시공 비용 및 지체보상금 등 비용 발생 가능성이 있는 데다 주택브랜드 가치 하락 등 사고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단 자이 안단테'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10일 GS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검단 자이 안단테'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지붕 층 슬래브 일부가 붕괴한 사고와 관련 자체 조사 진행 과정에서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하주차장 지붕 층 전체 700여곳 중 30여곳에서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해 주는 전단보강근이 설계와 달리 시공 당시 누락된 것이 사고 원인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은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은 공기 단축과 관련이 없고 원가감소도 최대 1000만원 안팎으로서 단순 과실이 원인으로 자체 조사됐다"라면서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설계사 업역인 구조 설계 자체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재확인해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인천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하주차장 2개층 지붕 구조물 총 970㎡가 파손됐다.
GS건설은 향후 3개월간 임병용 부회장과 우무현 사장(최고안전책임자·CSO)이 직접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83개 현장을 포함해 전국 총 110개의 현장을 순회하며 안전 점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이번 83개 현장에 대한 점검에 비용의 한도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시공 비용·지체보상금 등 '재무적 리스크' 존재
먼저 재시공에 따른 원가 투입 등 추가 비용 발생으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는 존재한다. 현재 해당 단지의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안전진단 결과와 관계없이 '아파트 단지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추후 GS건설과 입주예정자협의회 간의 협의에 따라 재시공 범위가 결정되겠지만, 단지 전면 재시공은 입주가 늦어져 입주예정자 측의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GS건설 측은 이번 사고 현장과 비슷한 공법으로 지어진 부분만 재시공하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진단 후 처분 결과에 따라 재시공 범위가 달라지겠지만, GS건설이 해당 원가에 대해 2분기 내로 하자보수충당금을 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재시공에 들어가게 되면 GS건설이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지급할 가능성도 있다. 우선적으로 사업 시행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체보상금 지급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국토교통부의 사고 조사에 따라 시공사인 GS건설의 책임으로 결론이 난다면 LH가 이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체보상금의 범위를 기납부 입주금에 대한 연체이자(6%)로 한정할 경우 GS건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월 15억8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당장 비용으로 추산하기 힘든 '브랜드 가치 하락'의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GS건설의 주택브랜드 '자이'는 최상위 브랜드로 평가받아 왔다. 부동산R114가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2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자이'는 종합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에 오른 것이며, 최근 6년간 5번 1위를 기록했다. 또한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가 실시한 '2022 아파트 브랜드파워' 설문조사에서도 역시 '자이'가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인해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택·건축부문의 매출 비중이 66.5%에 달하는 GS건설 입장에서 치명적이다. 향후 정비사업 수주전 등에서도 이번 사고가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처럼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은 작아
일각에서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로 타격을 입은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사례처럼 GS건설도 신용등급 하향 등 사고의 여파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시 사고 발생 이후
한국기업평가(034950)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모두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처럼 GS건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이 실제 이뤄지게 되면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에 있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업계에서는 사고의 범위 등을 비교해 봤을 때 이번 사례가 GS건설의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서는 다소 미미해 보인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화정 아이파크 붕괴의 경우 사망자가 6명이나 발생하는 등 사고 규모가 커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졌던 것"이라며 "이번 GS건설 사고의 경우 인명피해가 없었고 사고 피해 등도 비교적 크지 않아 HDC현대산업개발의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해당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유사 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학계·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으며 오는 7월1일까지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GS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단은 정확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당 단지를 포함해 전국의 자이 단지 입주예정자분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