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5년 만에 영업현금 적자…본업·신사업 모두 '부진'
지난해 영업현금 29억원 적자…재고자산도 2년 만에 62% 증가
더베이커스 등 당기순손실…야심작 '셀렉스'도 2년 연속 2위 그쳐
공개 2023-04-18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7: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저출산 여파로 유업계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지난해 매일유업(267980) 영업활동현금흐름이 5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분유·치즈 등 유제품 판매량 감소와 함께 제과제빵 등 신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매일유업은 단백질 제품인 '셀렉스'의 판매 채널 다각화 및 식물성 우유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 연구소. 출처/매일유업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5년 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개년 평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02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영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유출을 기록한 지표다. 이는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지 않고 차입금 상환, 영업능력 유지, 신규 투자 등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면 기업이 현재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영업활현금흐름 감소는 순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매출채권이 크게 늘면서 192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고, 재고자산 부담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 642억원의 현금 유출을 발생시켰다.
 
특히 원가율 상승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원가율은 71.2%를 기록하면서 전년(70.1%)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지난 2020년 원가율은 70.6%로 나타났다. 원가율 상승은 원유가격 상승과 관련 있다. 주요 원자재인 원유 가격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L당 1202원에 판매됐다. 전년(1172원) 대비 2.6% 오른 가격이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2020년 5.91%, 2021년 5.66%, 2022년 3.60% 등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제품 소비 감소로 인해 재고자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일유업 재고자산은 2020년 1451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749억원, 2022년 2350억원을 기록해 2년 만에 62% 증가했다. 소비가 줄고 재고가 늘면서 지난해 생산량도 592만개(EV)로 전년(626만개) 대비 5.4% 감소했다. 이로 인해 재고자산회전율도 2020년 7.12, 2021년 6.22, 2022년 5.10 등 점차 느려지고 있다. 그만큼 상품이 판매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에 매일유업은 유제품 판매량 감소 등을 해결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신사업 확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019년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를 유업계 최초로 출시했고, 2021년에는 더베이커스를 인수하면서 제과제빵 사업까지 확장했다. 여기에 식물성 우유도 오래전부터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다만, 신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지분 35.7%를 보유하고 있는 더베이커스는 지난해 1억269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일유업 인수 직후 바로 적자전환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매장 정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2021년 사내 태스크포스(TF)팀에서 분사한 엠즈베이커스(디저트 사업)도 지난해 1169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셀렉스를 출시하며 유업계 최초로 단백질 시장에 진출했지만, 경쟁사에 밀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셀렉스는 2019년 250억원, 2020년 500억원, 2021년 800억원, 2022년 1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 61.7%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경쟁 제품인 하이뮨은 2020년 론칭 당시 연매출 300억원을 달성한 후 2021년 1000억원, 2022년 1650억원으로 연평균 성장률 149.2%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점유율 격차로도 이어졌다. 식품업계 추정치로 지난해 단백질 시장은 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이 가운데 매일유업 점유율은 25%로 분석된다. 하이뮨의 시장 점유율은 41.3%로 16.3%포인트 앞서나가고 있다.
 
이에 매일유업은 판매채널 다각화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재는 셀렉스 전용 상담 창구 또는 카카오톡을 통해 상담 후 주문하거나 홈쇼핑과 대형마트, 전용 온라인몰 등 일부 채널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향후에는 홈쇼핑 중심으로 판매됐던 셀렉스의 판매 채널을 온라인으로 다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판매채널을 온라인으로 옮기면서 홈쇼핑에 지출했던 수수료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식물성 우유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과 유당불내증으로 인해 우유를 마실 수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최근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특히 유당불내증 소비자들이 마시는 우유인 락토프리 우유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전체 백색우유 시장의 5% 수준에서 향후 8%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셀렉스는 지난해에도 25%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향후 온라인 등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해 소비자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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