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오케이캐피탈이 지난해 말부터 거액의 부실채권이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가운데 특히 브릿지여신 비중이 높아 건전성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부터 악화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받아 리스크 요인이 실제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1일 회사 공시에 따르면 오케이캐피탈은 최근 들어 부실채권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작년 12월 인베스트플러스제일차주식회사(100억원)와 메쉬코리아(360억원)를 시작으로 지난 1월 에이아이엠유동화제일차주식회사(100억원), 지난달 28일 리뉴웰감만개발주식회사(100억원) 등 4건에서 총 66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는 오케이캐피탈의 자기자본(6605억원) 대비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부실채권 규모가 거래처별로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수시 공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욱 크게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채권이 발생한 거래처 분야는 메쉬코리아(유통업)를 제외하고 모두 부동산금융과 연관된다. 인베스트플러스제일차주식회사와 에이아이엠유동화제일차주식회사는 차주에게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차주의 사업은 각각 대구광역시 중구 태평로 일원의 공동주택·오피스텔 개발사업, 경기도 군포시 당동 일원의 오피스텔 개발사업이다. 리뉴웰감만개발은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시행했다.
유동화의 주요 위험요소로는 유동화 자산의 신용위험과 증권 차환발행 위험이 있다. 부동산 PF대출 사업과 관련된 자금조달에서 차주는 해당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현금흐름에 입각해 상환 재원을 확보하는데, 이때 유동화 자산의 회수 가능성은 사업의 진행 단계나 사업성 등에 영향을 받는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당 부실채권 모두 부동산 관련(브릿지)이라고 보면 된다”라면서 “메쉬코리아 건은 올해 1분기 중에 전액 회수한 것으로 알고 있고, 브릿지는 결산 기준으로 여전히 존재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실채권 처리는 보통 공매로 넘기고 낙찰자가 있으면 금액을 받아 선순위부터 분배를 한다”라며 “분배를 잘 받는다면 그 후에도 손해 없이 나올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후순위 투자자는 아무것도 못 받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차주가 상환할 능력이 없어서 부실채권이 된 것이기 때문에 회수는 결국 매각 위주로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양호할 때는 차환을 통해 차주가 대출을 상환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매각이나 상각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매각 과정이 진행되지 않고 상각하게 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손익계산서에서 비용 처리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이 깎인다. 대손상각비를 선제적으로 잡고 최종 확정되면 재무제표에서 제각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오케이캐피탈의 부실채권 상각액은 △2020년 61억원 △2021년 131억원 △2022년 3분기 153억원으로 나타난다. 같은 기간 매각액은 △303억원 △89억원 △204억원이다.
오케이캐피탈은 영업자산이 부동산금융 중심(2022년 9월 말 기준 58.5%)으로 구성되어 있고 브릿지여신의 건전성 저하 위험이 따르고 있기 때문에 부실채권의 추가 발생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해 2분기까지 부동산금융으로 영업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렸고 이후 3분기부터는 신규 취급 규모를 줄였다.
(사진=오케이캐피탈)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큰 상황인데 특히 본PF 전단계인 브릿지여신 비중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오케이캐피탈의 부동산 PF와 부동산 담보대출 내에서 브릿지여신이 차지하는 잔액은 약 1.7조원이다. 이 가운데 1.4조원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여신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금융 잔액은 약 2조원으로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자산건전성 지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고정이하자산과 요주의이하자산이 각각 328억원, 1342억원으로 나타난다. 2021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각각 306억원, 96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273억원에서 33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연간 기준은 아직 공시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취급한 브릿지여신은 당초 계획보다 사업수익이 감소하고 비용요소는 증가한 만큼 사업성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브릿지여신 공매 실적이 저조한 점을 감안할 때 중후순위 위주로 취급한 오케이캐피탈의 영업자산 부실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비교적 높은 LTV 수준을 고려하면 공매 진행 시 회수액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오케이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 1월 공시한 메쉬코리아 부실채권의 경우 상황이 해소돼 정상 상환까지 완료했다. 나머지 부실채권 역시 규모 등이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보수적 운용 관점에서 건전성을 분류하고 사후관리와 충당금 적립 프로세스 등 단계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예스자산대부와 합병을 결정해 결과적으로 자기자본이 3200억원가량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149%p 줄이는 등 건전성을 크게 개선했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