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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프로젝트 장기화에 재무부담 우려
수주잔고 급증…3년간 1100억원 증설 투자 예정
2021년까지 영업익 1000억 안돼…이익창출력 의문
공개 2023-02-21 22:03:52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1일 22: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LIG넥스원(079550)은 유도무기 분야 등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프로젝트 대형화로 인한 증설투자로 재무부담이 우려된다.  
 
(사진=한국신용평가)
 
21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휘통제, 통신, 정보전자, 광학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해 유도무기 분야에서 독점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양산사업 비중확대로 최근 수익성이 개선세이나 앞선 3개년의 부진한 수익성으로 재무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LIG넥스원은 2017년부터 대규모 납품 계약 종료, 개발 사업중단, 일부 사업 지연과 설계 변경에 따른 충당금 설정 등 재무위기를 겪었다. 제품이 모두 순수 방산으로 구성돼 양산 매출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은 2017~2019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률이 1%대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방산업계의 폴란드 수주가 대두될 때도 LIG넥스원은 주요 업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구성품 공급으로는 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M-SAM(천궁-II) 수출 계약 공시는 수주상승 신호탄이 됐다. 계약 규모는 공시시점 기준으로 약 2조6000억원(22억 달러)이다. 
 
천궁-II는 항공기 요격용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을 성능개량해 개발한 탄도미사일 요격용 지대공미사일로 LIG넥스원의 주요 무기다. 탄도미사일은 로켓엔진 힘으로 일정 고도까지 비행하다가 정점 이후 관성과 중력의 힘으로 자유 낙하하는 미사일이다. 빠른 비행속도와 예측불가능성이 특징이다. 고속, 고기동의 능력을 지닌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요격속도와 고도가 중요하다. 탐지, 추적 능력 등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UAE 수출 계약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인도가 공동 개발한 바락8과 경쟁에서 이겨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수주잔고는 천궁-II 수출 계약 건 미반영 잔여분 전액이 반영돼 약 12조원 규모로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말에는 약 8조원 수준이었다. 2018년부터 신규수주한 주요 양산사업도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 중이다. 향후 예정된 주요 사업들 중 양산사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천궁-II 수출 건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외형과 이익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한국신용평가)
 
급증한 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 늘어난 증설 투자는 부담이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9월 경상북도, 구미시와 구미1공장, 2공장 방위산업 분야 증설 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투자예정규모는 약 1100억원이며, 투자예정기간은 2025년 연말까지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영업이익은 1560억원으로 충분히 감당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비, 인건비, 물류비 등이 상승하면 상황이 변할 수 있다. LIG넥스원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1000억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다는 점도 이익창출력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이유다. 
 
권혁민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양산사업 확대에 따라 설비투자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며 “프로젝트 대형화 및 장기화의 영향으로 증가한 계약자산이 운전자본 부담의 주요인이 되고 있어 계약자산의 안정적 회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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