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삼진엘앤디(054090)가 2년 연속 적자로 인해 차입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금의 대부분이 단기차입금인 상황으로 상환부담과 이자비용 증가 등이 재무안정성 악화를 가속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상증자 등 별도의 자금조달이 없다면 결국 수익성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삼진엘앤디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잠정)은 25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손실폭(2021년 -8억원)은 더욱 확대됐다. 영업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흑자였던 당기순이익은 -1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의 경우는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부품의 수익성 부진과 작년 초 반도체와 관련된 원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 증가가 원인으로 알려졌다. 당기순손실 전환은 환율변동에 따른 환손실 발생 탓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수익성 부진은 그동안 확대되고 있던 삼진엘앤디의 차입부담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을 살펴보면 2019년 124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0년 -66억원, 2021년 -12억원, 2022년 9월말 -260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46억원)였던 당기순이익이 결산에서는 적자로 전환되는 등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이 존재하기에 2022년말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외부자금 조달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실제 총차입금을 살펴보면 2018년 431억원에서 2019년 377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2020년 436억원, 2021년 563억원, 2022년 9월말 702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로 보면 2018년 25.2%에서 2019년 22.1%로 개선된 후 2020년 27.4%, 2021년 28.6%, 2022년 9월 말 31.1%로 점점 상승하고 있다.
더구나 차입금 구조가 좋지 않다. 단기차입금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2019년 168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2020년 256억원, 2021년 335억원, 2022년 9월말 443억원까지 늘어났으며 전체 차입금 대비 비중은 2019년 44.6%, 2020년 58.7%, 2021년 59.5%, 2022년 9월 말 63.1%로 상승세다.
유동비율은 2022년 9월 말 137.8%로 유동성 우려가 발생할 수준은 아니지만 같은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은 185억원으로 단기차입금 443억원에 못 미친다는 점은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삼진엘앤디는 중국에 위치한 ‘동관고미전자’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위해 베트남에 신규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관련 차입이 더욱 늘어난 상황이다. 오는 3월 완공이 예정된 만큼 추가로 큰 시설비용이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현금창출을 통해 확대된 차입금을 줄여야 한다.
필요한 것은 수익성 개선이다. 별도의 자금조달 계획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흑자전환 등을 통해 현금을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용 관리가 핵심이란 분석이다. 매출 성장세는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자의 이유도 결국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주원인이었다.
다만 실적개선을 통한 현금창출로 차입금을 관리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진행된 동관고미전자의 베트남 이전은 올해 3월 완공된다고 해도 본격적인 가동이 하반기부터 이뤄져 가동률 등을 고려했을 때 베트남 신공장에서만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내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관고미전자는 중국에서 공장을 임차해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로 임차료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비용도 부담이다. 이자비용은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당기순이익에 반영되기 때문에 환율이라는 외부변수에 큰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이자비용 증가는 당기순이익 흑자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진엘앤디의 지난해 9월 말 이자비용은 16억원으로 2021년 14억원보다도 많았다.
이와 관련 삼진엘앤디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매출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