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수익성 악화에 투자로 빚도 늘어…재무개선 돌파구 찾을까
지난해 3분기 영업익 크게 줄어…영업현금 등 적자 전환
인니 등 해외 사업 부진 영향…다만, 해외 투자 적극 지속
사채 등 외부 자금 부담 높아…수익성 개선 필요 목소리
공개 2023-01-20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6: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백희 기자] 지난해 수익성 악화를 경험한 대상(001680)이 적극적인 해외 시장 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에 해외 시장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시장 투자를 위해 차입금 등 외부 자금을 크게 늘리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된 상태다. 수익성 제고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 3조747억원, 영업이익 12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5649억원)보다 19.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359억원)보다 7.4% 줄었다. 외형 성장에 비해 이익 창출력이 더딘 모습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율이 73.8%에서 76.0%까지 올랐다. 이로 인해 판매가를 높였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상의 해외사업 부진도 저조한 수익성을 거들었다. 대상이 보유한 다수 해외법인에서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소재(Ingredient)·식품(Food) 자회사가 각각 128억원, 1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지배력을 감안하면 마진 개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원가부담은 계속되는 중이다. 이어 미국과 중국 식품 자회사의 순손실은 각각 21억원, 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는 대상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끌어다 주는 핵심 기반이다. 소재와 식품 부문을 더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난해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2341억원) 대비 37.7% 상승한 3224억원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투자로 외형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순손실을 내는 등 이익 측면에선 아쉬운 상황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매출 증대를 위한 대상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로 매길 만한 지표는 아직 보이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위축된 수익성은 현금흐름 건전성에 균열을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상의 연결 잉여현금흐름 2017억원 순유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360억원 증가했다. 비용 지출이 수익을 압도한 탓이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유출액만 554억원에 달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 유입액은 2770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차입금만 1601억원이 순증했고, 여기에 사채 증가로 1993억원이 유입된 영향이다. 즉 본연의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지 못해 차입금 등 돈을 빌려서 투자활동(2160억원)에 사용한 것이다. 시설 투자를 의미하는 자본적 지출도 같은 기간 508억원 증가한 1463억원을 기록했다.
 
대상이 미국 LA 김치공장 완공 후, 지난해 3월 LA공장 준공식을 가졌다.(사진=대상)
 
실제 대상은 지난해 미국 LA 김치공장 설립에 200억원을 들였고, 필리핀 타피오카 공장엔 올해 완공을 목표로 180억원을 쏟았다. 폴란드 김치공장의 경우 내년 준공 전 15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000톤 이상의 김치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사업적 투자 확대와 수익성 저하 상황에서 대상은 차입부담을 떠안았다. 2022년 9월 말 대상의 연결 총차입금의존도는 적정 수준을 초과한 41.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단기성 차입금은 6664억원으로 총차입금(1조4005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외부조달 자금(3058억원)이 전년 말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배 가까이 늘어 7499억원이 됐다.
 
해외시장 입지 다지기에 돌입한 대상은 향후 증설이나 수익적 지출(설비 등 기능 유지·복구) 등 추가적인 투자소요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 관리와 수익 개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편 대상은 지난 17일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알렸다. 오는 3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상환이 목적이며, 2년물 700억원, 3년물 1200억원으로 형성됐다. 해당 사채 발행금리는 개별민평(민간 채권평가사의 집계평균) 대비 각각 0.49%p, 0.41%p 낮게 책정됐다.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대상의 보유 현금성자산 6507억원을 감안하면 현금 상환 여력이 있지만, 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대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안정적인 현금 확보로 현금 보유율을 높여 유동성 위험에 대비하는 취지”라며 “사채 발행이 가능한 시기에 진행해 채무 상환이나 적시 투자를 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황백희 기자 h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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