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 조사 결과 최근 롯데그룹은 재무구조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2016년 이후 국내 대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와 재무 역량, 경기대응력을 점검한 결과다.
점검 대상 그룹은 롯데, SK, 삼성, LG, 포스코, 한화, 신세계, CJ, LS, 한진, 현대자동차, 두산, 현대중공업, GS 등이다. 이 중 롯데가 투자 부담과 경기침체 노출도 부문에서 리스크 상위 순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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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기업평가)
롯데의 재무구조 저하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유통업계 소비패턴 변화와 관계 깊다. 롯데의 유통부문 경쟁력 핵심은 대규모 점포망이나 감염병으로 오프라인 채널 영향력이 급속히 줄었다. 이 때문에 관련 매출이 줄며 사업집중도가 1.7로 낮아졌다. 그룹의 주력 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사업집중도를 5로 나타낸다. 롯데의 화학부문과 유통부문 매출 비중은 각각 30%이다. 화학부문 매출이 유통부문 만큼 커지며 사업구조가 양분화됐다.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유통부문은 소비자 선호 변화에 맞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대규모 점포망 중 오히려 부담이 된 저수익 점포를 구조조정하며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분산돼 있던 온라인 사업주체를 이커머스 사업부로 통합·이관하는 거버넌스 통합 작업을 통해 온라인채널 경쟁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사업구조를 바꾸며 투자금 부담도 늘고 있다. 유통부문 사업 변화 과정에서 투자금 마련으로 불어난 차입금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롯데는 화학부문에서도 2차전지 소재 및 국내외 신규 설비투자 추진 등 투자확대를 추진 중으로 향후 차입금 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기평은 향후 투자성과에 따라 사업부문간 매출 비중 변동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의 매출 쌍두마차인 유통부문과 화학부문이 모두 경기민감도와 인플레이션 노출도가 높은 것도 재무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경기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면 그룹의 이익 변동성이 커져 영업활동이나 투자활동 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힘들다.
최재헌 한기평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롯데그룹의 경우 투자 집행에 따른 재무 안정성 저하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그룹 차원의 확장적 투자정책이 지속돼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해 투자 집행의 속도와 본원적 영업현금창출력의 유지 여부 및 유상증자, 계열사 상장, 자산 유동화 등 대체 자금 조달의 성과 등에 따라 재무 안정성의 저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주의 깊은 관찰을 요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