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을 철회했던 대명에너지가 다시 한번 코스닥 시장 진입을 노린다. 희망 공모가를 낮추고 구주매출 물량을 줄여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대명에너지가 이번에 다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공모주식은 250만주로 이 중 신주는 200만주, 구주매출 물량은 50만주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1만5000~1만8000원이다.
희망공모가는 상대가치 평가방법 중 가장 보편적이라고 평가되며 소속 업종과 해당기업의 성장, 수익, 위험을 반영할 수 있는 모형인 ‘주가수익비율(PER)’을 활용했다. 유사기업으로
동국S&C(100130),
SK디앤디(210980), 악시오나 에너지(Acciona Energy), 트랜스알타(TransAlta Renewables Inc.)를 선정해 평균 PER 22.18배를 적용, 주당평가가액을 3만709원으로 확정했으며 여기에 할인율 41.38~51.15%를 적용해 공모희망가액밴드 1만5000~1만8000원을 산출했다.
지난 2월 말 철회됐던 기업공개(IPO)와 비교하면 총 공모주식수를 줄이면서 구주매출 물량을 크게 축소했다. 또한 희망공모가도 낮췄다. 실제 발행 주식 수는 450만주로 신주가 277만주, 구주매출 물량이 173만주였으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5000~2만9000원이다.
당시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고 당시 수요예측 모집 수량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상장철회로 이어졌던 만큼 공모가를 낮춰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최대주주 시세차익 논란이 일 수 있는 구주매출 물량을 줄인 것이다.
대명에너지는 오는 27~2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공모가를 최종 확정한다. 일반공모는 다음달 3~4일 진행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전 단계 직접 수행…통합프로세스 강점
대명에너지 사업구조. (사진=대명에너지 증권신고서)
대명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개발 전 단계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간 시너지와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계측기 설치부터 단지 개발, PF, EPC, O&M, 전력 및 REC 판매까지 아우르는 통합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특히 발전소의 가동률·이용률 향상과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경쟁력을 보유 중이다. EMS와 PMS 등 발전단지의 디지털 고도화를 위해 자체 개발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보유한 경험과 기술,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입지선정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계측장치를 통해 확보한 발전자원 데이터를 분석한 후에 단지배치(Micro-Siting)를 실시, 발전기를 최적의 장소에 배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같은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상 풍력발전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해상 풍력발전 단지 개발을 추진하는 중이다. 또한 ‘리파워링’으로 노후화된 발전설비를 최신 대형 설비로 교체, 발전효율과 성능을 향상시키고 발전단지를 재조성하는 사업의 선순환구조를 확립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그린수소, 연료전지 사업과 가상발전소(VPP)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원에서 발생하는 잉여 전력을 수전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개별 신재생에너지 발전이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연료전지 등의 전력 수요를 통합, 제어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운영하는 VPP사업자로 진출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민간 풍력발전 시장점유율 1위…올해 3개 발전 공사 시작
대명에너지는 2020년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2019년 291억원에서 2020년 1662억원으로 47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12억원, 31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영암태양광발전 관련 프로젝트의 공사손익을 모두 인식하게 된 효과였다.
지난해 매출은 1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2% 감소했다. 금성산풍력발전의 발전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이 지분을 참여하기 전까지 대명에너지의 종속기업으로 분류됨에 따라 해당기간 동안 손익이 내부거래 제거된 효과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469억원으로 13.8% 늘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특성상 개발·공사완료까지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주잔고를 확충,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명에너지는 수주잔고는 2019년 1603억원에서 2020년 718억원으로 감소한 뒤 다시 2021년 909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김천풍력발전 일괄도급공사, 백구풍력발전 일괄도급공사, 건의풍력발전 일괄도급공사가 예정돼 있다. 또한 해상풍력 사업 확장을 위한 사전 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라남도 진도군에 설치한 풍황계측 데이터 분석을 통해 1차 사업으로 해상풍력발전 500MW, 2차 사업으로 500MW를 계획하고 있으며 충청남도 태안군 가의도 인근 해상에 400MW급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해상계측기 설치를 완료해 작년 11월부터 풍황을 계측, 2025년 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