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기아(000270)가 2021년 기말 배당금을 전년도의 3배로 인상하기로 했다. 연간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배당에도 힘을 준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아는 2021년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30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3.6%로, 배당금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1개월 이내에 지급된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
2020년도 기말 배당금이 10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배당금은 파격적인 수준이다. 배당금 총액은 1조2027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배당금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이날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도보다 145.1% 증가한 5조6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8.1% 증가한 69조8624억원, 당기순이익은 무려 220% 늘어난 4조760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기존 최대 실적은 2012년의 3조5223억원이었다.
기아 측은 “고수익 레저용차량(RV)과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고, 제품 믹스 개선·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라며 “대당 판매 가격 상승과 인센티브 축소 등 전반적인 수익성 체질 개선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영업이익도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차량 공급 부족 현상 등으로 인한 자동차 판매 감소에 영업이익이 전년도보다 8.3% 줄었지만, 고수익 차종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늘며 이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신형 전기차 EV6. 사진/기아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코로나19 영향 완화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더 나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기아는 반도체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한 생산 확대로 그간 쌓인 미출고 대기 물량을 빠르게 해소함으로써 신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개선된 브랜드와 상품성을 바탕으로 수익성 확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올해 특히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EV6와 신형 니로 등의 판매를 더욱 확대해 전기차 전환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판매목표는 지난해 대비 13.5% 증가한 315만대(반조립제품 포함)다.
기아가 출시한 신형 스포티지. 사진/기아
기아는 “당사 주요 차종에 대한 신규 주문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등 견고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생산이 정상화되면 자연스럽게 판매도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는 전동화 차량과 글로벌 인기 모델인 스포티지 판매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등 신사업 분야를 구체화하는 것이 기아의 복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도 반도체 부족 문제 해소와 함께 추가 실적 개선이 기대되면서 대규모 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더욱 올라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