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투자자산운용, 덩치 커졌지만 갈길 먼 '리딩 운용사' 꿈
키움증권, 유증 통해 지원사격…AUM 50조원 돌파
ETF 선발주자, 좁아진 위상…영업이익, 1.66%감소
공개 2021-12-02 08:55: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1일 09: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영업이익 350억원·수탁고 48조원’ 작년 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이사회 의결을 통해 내놓은 올해 경영목표다.
 
지난 2014년 말 우리자산운용과 합병하며 조직 안정화에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올해는 운용역량을 강화, 업계 탑5 운용사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올해 초 김성훈 대표를 연임시키며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다지는 한편 키움증권의 지원사격 아래 자본 확충도 꾀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목표는 현재까지 절반의 성공에 그친 모양새다. 운용자산(AUM) 덩치는 커졌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선발주자 격인 'KOSEF’ 브랜드 입지도 줄어든 까닭이다.
 
 
1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영업이익은 246억4383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250억5916만원)에 견줘 1.66% 감소한 수준이다. 수수료 수익이 5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14% 증가한 반면 증권평가·처분이익은 71억원으로 13.78% 감소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7%, 8.6% 늘어난 642억원, 205억원으로 나왔다. 앞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올해 재무목표로 영업수익 751억2000만원과 영업이익 350억원, 수탁고 48조원을 세웠다. 현재까지 목표치를 달성한 것은 운용자산(AUM)이 유일하다.
 
지난 26일 기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과 평가액을 더한 운용자산(펀드수탁고·투자일임계약고)은 52조9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운용자산은 작년 말(48조2197억원)보다 9.79% 증가한 수준으로, 삼성자산운용(297조1543억원)·미래에셋자산운용(167조1330억원)·한화자산운용(111조5041억원)·케이비자산운용(109조8761억원)·신한자산운용(70조7614억원)·한국투자신탁운용(63조518억원)에 이어 업계 7위다. 지난해 말 8위에서 엔에이치(NH)아문디자산운용(52조2442억원)을 제치고 한 단계 올라섰다.
 
다만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OA(총자산순이익률)는 작년 말 19%에서 올해 9월 말 10%로 9%포인트 하락했으며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20%에서 11%로 떨어졌다. 작년 3분기 ROA와 ROE는 각각 16%, 17%다. 상대적으로 운용보수가 낮은 채권형펀드와 단기금융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온 탓에 순이익 성장이 외형 성장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실제 이달 26일 기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을 보면 채권형이 18조2248억원으로 34%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기금융(11조2620억원) 비중은 작년 말 15.47%에서 21.27%로 늘었다.
 
사진/백아란기자
 
올 들어 급성장하며 운용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은 실정이다. 현재 키움투자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26일 공모 기준)은 1조9483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총액은 작년 말 1조7058억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전체 시장(70조7502억원)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3.27%에서 2.75%로 줄었다. 지난 2002년 첫 ETF(상장지수펀드)인 KOSEF200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지만, 위상은 높지 않은 셈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계열사 리테일 영업점이 있는 경쟁사와 달리 모회사인 키움증권(039490)에 지점이 없다는 점에서 판로의 한계가 있다. 다만 키움증권의 지원사격 아래 자본 확충을 꾀하며 리딩 운용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키움증권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2014년 자회사 편입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것으로, 키움증권은 계열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의 보통주 600만주에 전액 출자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운용자금 확보를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운용전략 체계를 구축, 지속가능한 성장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ESG 전략팀을 증권 부문 내에 신설하고, 김성훈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ESG전략위원회와 김기현 총괄CIO(최고정보책임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ESG통합실무위원회를 설치하며 투자 체계를 재정립한 바 있다.
 
또 글로벌 펀드로 ESG 라인업을 확충하는 한편 리츠AMC(자산위탁관리회사) 인가 신청도 끝낸 상황이다. 이달 들어서는 글로벌 운용사인 누버거 버먼 이스트 아시아(Nueberger Berman East Asia)의 포트폴리오 자문을 받아 글로벌 ESG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인 '키움 올바른 글로벌 ESG 증권 자투자신탁(H)[주식]’을 출시하기도 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상증자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단행한 것"이라며 "리츠 설립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리츠나 펀드 출시 등을) 준비하고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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