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농협금융, 코로나19발 건전성 하방압력 내재
증권·캐피탈 등 호조에도 한계차주 중심 리스크 존재
공개 2021-09-16 09:0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5일 17: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한 가운데 자본적정성에는 우려 요인이 내재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대손부담이 커질 수 있는 데다 은행, 보험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 하방 압력이 잠재하고 있어서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농협금융지주의 제33회 외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AA·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로 설립된 농협그룹의 순수금융지주회사로, 농협은행과 농협생명보험·농협손해보험·NH투자증권(005940) 등 자회사를 통해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주요 모니터링 요소 추이. 단위;%. 표/나이스신용평가
 
실제 올해 6월 말 농협금융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502조5000억원으로 국내 은행금융지주회사 중 3위 규모의 외형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반기 순이익은 1조2819억원으로 지주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으로 지주 산하의 NH투자증권과 NH농협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이 성장한 결과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가 경쟁 은행금융지주에 견줘 상대적으로 열위한 가운데 자회사별로 코로나19로 실물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하는 등 건전성 저하 우려가 내재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박선지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농협은행의 경우 정책성 업무 수행과 농업지원사업비(명칭사용료) 지출 등으로 비용효율성과 수익성이 일반은행에 비해 열위한 편”이라며 “하반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 가능성과 은행의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 현 수준의 수익성 유지가 예상되나, 코로나19 취약 업종 여신 부실화로 인한 대손비용 확대는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현재 농협금융의 연결 BIS자본비율은 6월 말 기준 15.3%로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충당금·고정이하여신 비율은 각각 0.4%, 154.8%로 은행금융지주 평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향후 금융당국의 금융지원 종료로 코로나19 취약 업종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가능성이 있다”면서 “농협은행의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정부의 지원의지 등을 종합할 때 급격한 부실 확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나, 환경변화에 따른 부실률 저하 여부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꼽았다.
 
그는 또 “농협생명보험의 경우 장기 수익성과 가치위주 보험영업 추진에 따른 보험료수익 감소, 지속되는 보험료 부담 등으로 인해 보험영업 부문의 단기적 성과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운용자산의 재원이 되는 책임준비금 증가세가 미미한 가운데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인해 투자영업 부문의 수익성 개선도 지연됨에 따라 당분간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의 수익성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 또한 “최근 보험계열사의 자본관리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RBC비율이 회복되는 등 자본관리 부담이 일부 해소됐으나, 부채 시가평가 등 규제환경 변화를 앞두고 보험사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상존하는 점은 당분간 그룹 차원의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농협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점증하는 가계대출 리스크와 높은 고위험업종 기업여신비중으로 부실확대 우려는 상존한다”라며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100% 내외를 보이며 시중은행 대비 낮게 유지되다, 작년 충당금 적립액이 증가하며 동 비율이 올해 6월 말 159.9%로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발 경기 불확실성과 잠재부실 가능성을 고려할 때, 충당금 적립률 유지를 통해 실질적인 위험완충력 개선이 이루어질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 조치 실행 여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백신 보급 추이에 따라 경기 회복 속도가 달라질 전망”이라며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와 관련한 재무건전성 하방 압력이 잠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