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현상으로까지 번지면서 바이오·의료 분야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고 관련 산업도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명환 BNH인베스트먼트 대표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의료 분야는 이제 국가가 주도하는 산업으로 키워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BNH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임성지 기자
과거 인터넷 버블처럼 한번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의료 서비스 분야는 중장기적 산업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백신 분야는 바이오 분야에서 일부 소외되는 분야였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닥치면서 지금은 중요한 시장이 됐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바이오 기업들이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다음에 다른 시장이 열리면 시행착오 없어 진행할 수 있어 의료산업 전반의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다음은 김명환 BNH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밴처캐피탈(VC)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첫 커리어를 기술보증기금에서 시작한 덕분에 중소기업의 재무 분석, 경영자와 기술에 대한 평가, 공적자금의 엄정함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다.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벤처 투자를 하고 싶어서 당시 국내 최대 VC인 KTB네트워크로 이직을 했고, 약 15년간 국내 및 미국계 VC에서 벤처투자와 다양한 산업을 경험한 후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VC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아서 2015년 회사를 창업하게 됐다.
-BNH인베스트먼트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은?
△BNH의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은 첫 번째로 초기기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한책임회사(LLC)라는 특성상 회사와 이해관계가 일치된 소수정예의 인력들이 회사의 성장과 성과를 견인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두 번째는 초기기업에 투자한 후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투자 멀티플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이는 공도 많이 들고 어려운 점이 많지만 높은 수익률 이외에 보람도 있고 또 포트폴리오 회사와도 장기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등 장점이 많다. 또한 파트너로 참여하는 주역들이 심사역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있지만, 나오는 성과로 참여자들이 전부 수혜를 보기 때문에 동업자 마인드가 강하다.
-BNH인베스트먼트가 바이오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수많은 VC들이 설립되는 요즘 차별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BNH의 경쟁력은 바이오·헬스케어 전문성, 적극적인 사후관리,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과 인센티브를 들 수 있다. 일단 저희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만 집중해서 투자를 하다 보니 산업의 특성이나 업계 동향도 잘 알고, 그래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저희가 적극적으로 사후관리하는 VC라는 평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조언과 지원을 기대하고 저희를 찾는 벤처기업과 공동투자자들이 많다. VC는 심사역의 역량과 열정이 매우 중요한 만큼, 좋은 인력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선순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이오 분야는 불확실성이 큰데 리스크를 대하는 노하우는?
△초기 기업의 경우 마일스톤을 측정하기 어려운 만큼 원천 기술력과 팀 구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독창적인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이 많다. 또한 아무리 뛰어난 대표이사라 해도 모든 걸 잘 할 수는 없기에, 생산·임상·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인력들과 함께 회사를 꾸려가야 한다.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주변의 조언과 지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기업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이런 기업에 주로 투자를 한다.
-최근 ‘BNH4호기술금융’ 등이 소진율 50%을 기록하는 등 성과가 좋다. 이유는?
△BNH4호기술금융투자조합이 최초의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TCB 펀드인 만큼 좋은 선례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또 4호조합은 약정총액 612억원으로서 회사에서 결성한 가장 큰 블라인드 펀드인 만큼 적극적인 후속 투자나 상장사 투자 등도 시도해 보았다. 한편 회수 측면에서는 4호조합을 포함한 기존 블라인드펀드 투자기업 중 올해 상장을 했거나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많아, 상장 전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1개 상장 완료를 시작으로 1개 상장 승인, 1개 상장 심사가 진행중이다. 기술특례상장 진행 현황으로는 기술성평가 1개 심사중, 1개 신청 완료했고, 추가로 2~3개 기업이 연내 신청 예정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처는 어디였나?
△회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기업인
휴젤(145020)에 대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최초 투자 당시에는 매출 200억원이 갖 넘은 후발주자로서 비상장 기업이었다. 저희는 휴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당시 VC업계에는 흔치 않았던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150억원을 투자했고, 그 투자금은 제2공장 건립과 피부미용용 필러 회사를 인수에 활용됐다.
이후 매출 급성장세를 보였고, 저희는 상장 청구 전에 528억원의 팔로우온 투자를 단행해 2대 주주가 됐다. 성공적인 상장 뒤에 저희 보유 지분 전량을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자에게 블록 세일해 총 1985억원을 회수했고, 휴젤이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글로벌 회사가 되는데 기여를 했다.
향후 5년 내에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휴젤은 국내 여러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정도로 성장했고, 유망 중소벤처기업이었던 휴젤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기업이 되는데 한 축을 담당했던 만큼 랜드마크가 되는 투자가 됐고, 바이오 투자를 하는 많은 VC들로부터 바이오 투자의 롤모델로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올 하반기 투자자 입장에서 바이오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올 상반기 비상장 바이오 투자 열기는 정말 뜨거웠고, 한동안 이 열기는 지속될 것 같다. 한편으론 기술특례상장 심사는 점차 깐깐해지고 있고, 상장 바이오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냉정해지는 것 같다. 비상장 단계에서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에 투자유치를 받은 기업들 중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나올 것이고, 이 과정에서 결국 바이오 기업도 또 바이오 투자자들도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의료 분야를 키우겠다고 나서는 상황은 긍정적이지만, 현재는 바이오기업들이 내부 개발에만 머물러있지 산업화에 나가려고 하면 아직 부족하다. 대관 사업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일부 내부 심사나 임상 등의 불필요한 부분이 아직 남아있다. 정부가 이제는 규제나 장애물로 있던 부분의 편의를 봐주면 개발에도 속도가 나고 백신 기술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BNH의 최종목표는?
△역지사지는 일상생활 전반에서 늘 명심해야 할 말이지만 관계가 일의 시작과 끝인 VC에서는 특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주식을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블록딜로 매각하는 이유도 그런 부분이라고 본다. 투자하는 회사와의 관계가 오랫동안 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사가게 될 누군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하고 종결짓는지에 따라 VC의 평판과 영속성이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투자사로서 탑티어 VC의 위치에 오르고 싶고, LLC형 VC의 궁극적인 성공모델을 만들고 싶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