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차례 자금조달…시스웍, 수익성 악화에 빚 부담만 가중
매출 감소·비용 증가로 '적자'
커진 재무안정성 악화 가능성
실적 반등 전망은 불투명
공개 2021-08-24 09:2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11:3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의료부문 신사업을 추진 중인 시스웍(269620)이 재무구조 악화의 기로에 놓였다. 올 상반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에 따른 비용 증가와 의료기기 사업 관련 지분투자 등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에서의 자금조달이 이어지며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반등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으로 비용 소요와 차입금 관리에 나서야 하지만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 역시 우려 요인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스웍은 올해 상반기에도 부진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신사업 진출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진단키드 생산·판매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시설투자 등을 비롯한 초기사업 비용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올해 주력 사업인 클린룸 장비의 매출까지 줄어들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클린룸제어시스템 제품 매출은 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감소했다.
 
문제는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될 때다. 수익성 악화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은 여전해 적자가 지속될 경우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던 차입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시스웍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22.6%에 달할 정도로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현금창출력을 통해 2018년 부채비율 6.8%, 차입금의존도는 1.8%에 불과했다. 또한 순차입금의존도는 -30.8%로 실질적인 무차입 구조였다.
 
2019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6.3% 감소한 7억원을 냈고 영업이익률은 4.5%로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억원, 영업이익률은 0.4%를 기록했다.
 
작년의 경우는 수익성 악화와 신사업 준비가 맞물리면서 우수하던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2020년 최대주주가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비비비’로 변경된 후 신사업인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판매를 준비하면서 자본적지출(CAPEX)이 2019년 4억원에서 2020년 89억원으로 2125%가 증가, 잉여현금흐름이 -207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익성 악화에도 2019년 -15.9%를 기록했던 순차입금의존도는 2020년 5%로 상승해 무차입 구조가 깨졌다.
 
또한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드래곤플라이 100억원, 필로시스 136억원, 에스에이코퍼레이션 20억원 등 의료기기 사업 관련 지분투자에 약 256억원을 사용하면서 투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지표상 재무안정성은 아직 양호한 상태다. 올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67.4%, 차입금의존도는 28.1%, 순차입금의존도는 16.6% 수준으로 작년 말보다 각각 5.2%p, 0.6%p, 11.6%p 상승했지만 적정 기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 미만)을 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 2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당장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33.1%로 전분기 대비 65.7%p 올랐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1분기보다 유동부채 항목 내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금액이 131.1% 늘어난 영향을 받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6월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월 말보다 나빠진 상황에서 같은 기간 자본적지출은 증가가 예상되기에 잉여현금흐름 역시 마이너스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시스웍은 올해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200억원, 6월 1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며 이달에는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인수권부사채가 장기차입금으로 반영되기에 3분기 말 총차입금은 2분기 말보다 증가가 예상된다.
 
차입금 증가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가 전망되는 만큼 결국 영업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자체적인 현금창출을 통해 투자비용과 차입금 관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력 사업인 클린룸 제어시스템 부문은 전방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투자 여건에 따라 매출 등락이 나타나는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도 3분기 이후로 예정돼 있다. 향후 연구개발비 지출과 수율 안정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안정적인 수익성을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비용 부담 확대 가능성으로 인해 당분간 안정적인 수익성 창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으며 나이스신용평가는 “3분기 이후 판매가 계획된 코로나19 진단카트리지 성과에 따라 중단기적인 영업수익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6월말 기준 시스웍 사채발행 현황. 출처/시스웍
 
시스웍은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의 원인 중 하나인 클린품 사업 매출 감소의 경우 하반기 전방산업의 시설투자가 예상돼 있어 매출 증가가 전망되며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MARK-B Platform)가 이달 국내 승인을 받아 판매가 가능해진 만큼 신사업에서도 매출 성과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차입금 부담 증가와 관련해서는 6월 말 기준 부채총계 694억원 중 650억원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이기 때문에 자본전환 가능성에 따라 상환 부담이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는 10월부터 신주인수권과 전환권 행사가 가능한 총 300억원 규모의 1회 신주인수권부사채, 2·3회 전환사채의 경우 행사·전환가액(모두 890원)이 19일 종가 2100원보다 낮은 상태로 신주인수권과 전환권 행사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시스웍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하반기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가 상승한다면 발행 사채의 대부분이 전환·행사돼 자본으로 전환됨에 따라 상환에 대한 부담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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