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수익성 '걱정 태산'…재탄생한 'MP대산', 몸부림 통할까
5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에 상장폐지 위기서 구사일생
페리카나, 미스터피자 품어…아직 시너지는 부족
해외사업 전문가 영입하며 글로벌 확대 '본격화'…수익성은 과제
공개 2021-07-16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4일 10: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상장폐지 위기에서 동아줄을 확보한 엠피대산(065150)(구 MP그룹)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사명을 변경하며 사업 다각화 의지를 다지는가 하면,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등 성장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사업과 기존 부문의 시너지가 아직은 미지수인데다, 해외사업도 이미 자본잠식에 빠져있을 만큼 수익성이 나쁘다는 점에서 전망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MP그룹은 최근 'MP대산'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는 올해 1분기 MP그룹이 육류가공업체 대산포크 지분 100%(5만주)를 230억원에 획득함에 따라 파생된 행보다. 지난해 기준 대산포크 매출은 726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이다. MP대산은 매출구조를 외식사업에서 육가공 부문으로 확대해 투트랙으로 전개하겠다는 포부다. 구체적으로 육가공 분야는 단순히 지육형태를 넘어 가공육으로 라인을 늘리거나 돼지고기를 활용한 신규 외식업 프랜차이즈를 선보이는 등이 그 예시다. 다만 신규 외식 브랜드 사업의 경우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MP대산은 미스터피자 외에도 커피와 머핀을 판매하는 마노핀, 글로벌 다이닝 브랜드 식탁(SICTAC)을 운영한다. 마노핀은 2018년 매출 85억원에서 지난해 19억원으로, 식탁도 14억원에서 10억원으로 떨어지는 등 외식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아울러 주 업력인 피자와 돼지고기 가공육 사업 간의 접점도 크지 않으리라고 관측된다. 실제 피자 원재료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도우와 토마토페이스트, 치즈 등으로 가공육 할당은 햄 등 일부에 그쳐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대산 측은 미스터피자 내 가공육을 활용한 사이드 신메뉴 등의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MP그룹의 대표 브랜드 미스터피자는 한때 도미노와 함께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1, 2위를 다투며 막강한 파급력을 가졌다. 그런데 치즈 통행세 및 갑질논란과 창업자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구속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침체 늪에 빠졌다. 올해 기준 미스터피자는 피자헛과 파파존스에까지 밀리며 업계 4위 점유율로 사세가 쪼그라들었다.
 
MP그룹은 수년 동안 주식매매 정지와 해지를 반복하며 불안정한 존립 상태를 보여왔다. 2017년 정 전 회장의 배임·횡령 등 문제가 발생해 코스닥시장 주식거래가 정지된 이후 실적악화 등으로 상장폐지(상폐) 문턱까지 갔지만, MP 측의 이의신청 및 여러 차례 개선 기간을 거치며 위기를 모면하기를 반복했다. 2019년에는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2015년 영업손실(별도) 73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89억원→2017년 109억원→2018년 46억원→2019년 2억원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해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74억원으로 영업손실 폭이 확대돼 5개년 연속 적자 수렁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사업연도 5개년 영업손실은 코스닥 퇴출요건에 해당하는 조건이다. MP그룹은 또다시 거래정지 처분을 받고 재차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지만 이후 지난 4월30일을 기점으로 주권매매가 재개되며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코스닥 퇴출 위기감 속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지난해 이들은 정 전 회장 일가의 주식 1000만주를 150억원에 인수하고 MP그룹에 150억원가량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약 300억원에 MP그룹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다. 페리카나는 주식회사 신정과 함께 해당 투자조합 최대 출자자로 미스터피자를 사실상 품은 꼴이 됐다. 막대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는 피자와 치킨업체가 만나자 외식업계 내부에선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쏟아졌다. 미스터피자 매장에서 페리카나 치킨을 판매하거나, 두 브랜드 간 공동 마케팅 등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인수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이렇다 할 ‘윈윈’ 전략은 없는 상태다.
 
미스터피자 매장 전경. 출처/MP대산
 
MP대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치킨과 피자를 함께 운영하는 등 융합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기존 가맹점과 충돌이 일어날 수 있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면서 “미스터피자에서 판매할 신메뉴 치킨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페리카나) 도움을 받거나, 재료공급 등에서 협업이 이루어질 순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MP대산은 분위기 전환 및 새로운 먹거리로 글로벌 확대전략을 낙점했다. 지난 2000년 중국에 진출하며 해외사업을 시작한 MP는 최근 상하이유봉과기유한공사 본부장을 역임한 이정한 이사를 총괄로 영입하며 중국 파이를 키울 것을 시사했다. 현재 MP대산은 관계기업으로 상해·북경미스터피자찬음유한공사를 전개하고 있다. 상하이와 베이징 및 인근 지역에 각각 40개, 80개 이상 매장을 미스터피자 직·가맹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은 따져볼 문제다. 지난해 북경법인은 매출 104억에 영업손실 11억원, 당기순손실 13억원을 기록했고 상해는 매출 244억원 영업손실 5억원, 14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같은 기간 북경 사업은 적자 누적으로 자본총계가 납입금보다 적어진 자본잠식(-69.23억원) 상태로 제대로 된 운영이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시장 투자를 확대하는 게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재무구조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짙어지고 있다.
 
MP대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북경은 가맹, 상해는 직영 중심으로 향후 상해를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 같다”라면서 “아직 코로나로부터 중국이 안정된 상태가 아닌 만큼 포스트코로나 흐름에 맞게 출점 등 적극적인 사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이 나온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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