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채무상환 ‘빨간불’…유증 1차 발행가, 희망가보다 14% 낮아
주가 하락에 1차 발행가↓···모집금액도 약 70억원 줄어
1분기 순차입금 의존도 54.2%·자본잠식률 44.92%···"재무 개선 시간 걸릴 듯"
공개 2021-06-24 16:01:24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4일 16: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한 (주)STX(011810)의 채무상환에 적신호가 켜졌다.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이 희망가보다 상당히 낮게 측정됐기 때문이다. 순차입금 규모도 큰 데다 실적도 좋지 않아 유상증자 이후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4일 STX는 오는 8월 예정인 유상증자에 대한 1차 발행가액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TX의 1차 발행가액은 6230원으로, 희망 발행가인 7240원보다 약 13.97% 낮은 금액이다. 
 
STX의 발행가액이 줄어든 것은 주가 하락 때문이다. 발행가액은 주가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5월20일 1만원 수준이던 STX 주가는 같은 달 24일 유상증자 발표 이후 8000원 대로 떨어져 기산일인 지난 23일까지도 종가 기준 8730원에 그쳤다. 
 
 
 
1차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STX의 채무상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STX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총 492억3200만원 규모의 자금을 모아 전액 채무상환에 활용하려 했으나, 발행가액 하락으로 모집자금도 423억64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현행 규정상 1·2차 발행가액을 산정해 더 낮은 금액으로 유상증자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STX는 약 7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주가 하락으로 2차 발행가액이 1차 발행액보다 낮아지면 STX가 모을 수 있는 자금은 더 적어진다.
 
STX 측은 최종 발행 규모가 예정보다 적을 경우, 보유 현금과 추가 대출을 활용해 만기가 임박한 차입금에 대응할 예정이다.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 최대주주 ‘에이피씨머큐리’의 지원을 통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STX가 보유한 1분기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308억9500만원으로, 당장 채무를 상환할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순차입금 규모와 의존도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STX의 올해 1분기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3368억원으로, 2734억원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3.2% 늘었다. 순차입금 의존도도 지난해 1분기 48.8에서 올해 54.2%로 높아졌다. 일반적인 건전성 기준인 30%를 크게 웃돈다. 부채비율도 700%가 넘는다. 
 
 
좋지 않은 실적도 유상증자 이후 STX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STX의 매출액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전년도보다 33.35%가량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3년 연속 줄어들었고, 2019년부터는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9년 흑자전환했으나,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 올해 1분기에도 50억원 손실을 냈다.
 
주력 사업인 종합상사업의 업황도 좋지 않다. 현재 종합상사업은 경쟁 심화와 성장성 둔화로 계속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STX는 공시를 통해 ‘종합상사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해 낮은 수익성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업황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STX는 올해 1분기 자본잠식률이 44.92%에 달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 자본잠식률 42.76%보다도 증가한 수준이다.
 
STX 측은 이번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액화수소산업에 필수적인 ‘극초저온 수소밸브’ 개발 등 소재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키울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TX가 부품·소재 분야 확대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재무악화를 극복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