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캐피탈(023760)의 자본적정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주주인 군인공제회를 등에 업고 기업금융과 개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실물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할 수 있는데다, 레버리지배율(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규제 강화 기조를 감안할 때 자본완충력에 대한 부담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한국캐피탈의 제458회 외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2001년 6월 군인공제회에 인수된 군인공제회 계열(지분율 80.4%)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양호한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자산포트폴리오에 대한 낮은 리스크와 대주주 등 계열의 비경상적 지원능력을 반영한 결과다.
올해 1분기 한국캐피탈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115억2800만원으로 전년 동기(71억3610만원) 대비 61.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9.8% 뛴 160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한국캐피탈에 대해 영업자산 확대 등을 통해 이익창출력이 제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자본 완충력 저하 가능성을 우려 요인으로 지목했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한국캐피탈은 2018년 이후 중고리스 축소,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각 등 리스크 관리 강화에 힘입어 자산건전성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가파른 자산성장세로 인해 자본적정성은 저하 추세로, 자본 확충 또는 자산성장세 둔화를 통한 자본 완충력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한국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9.0배로 레버리지 한도(10배)를 넘지 않았다. 다만 금융당국이 캐피탈사 등 여전사의 과도한 외형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위 '여전사 유동성 관리방안’에 따르면 비카드사 레버리지배율은 내년부터 2023년 중 9배, 2025년 이후 8배로 강화된다.
이로 인해 총채권 성장률은 과거에 비해 감소할 수 있고, 레버리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본완충력이 저하될 수 있는 것이다.
주요 재무제표 현황. 단위;억원,%. 표/한국기업평가
박현준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한국캐피탈은 2018년 신종자본증권 600억원 발행과 2019년 유상증자 737억원(지배주주 600억 참여) 시행으로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라며 “지배주주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과 지속적인 이익누적은 자본 확충에 긍정적이나, 최근 외형 확대로 레버리지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자본완충력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또 “기업여신과 가계신용대출 확대를 통해 대출채권 운용 수익이 증가할 전망이나, 해당 자산들의 경기 민감도를 감안 시 대손비용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지속적인 부실자산 상·매각과 신규 여신 심사 강화 등의 리스크 관리로 건전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 변동에 따른 개인사업자·중소기업 차주의 상환능력 추이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라고 꼽았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올해 3월 말 한국캐피탈의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은 1.2%로 건전성 지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한국캐피탈이 확대하고 있는 자산이 경기에 민감한 개인 신용대출과 부동산 관련대출로 자산건전성 저하가능성이 내재돼 있다”라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소매금융 취급기준을 강화하고 있지만, 최근 1개월 이상 연체율(Vintage)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무담보 신용대출 비중이 소매 신용대출 잔액 기준으로 2019년 말 24.5%에서 2021년 3월 말 42.6%로 증가하고, 평균 신용등급 수준도 4등급에서 5등급으로 하락해 연체율 지표 등 건전성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 내 주력 사업기반을 확보하는지, 빠른 영업자산 확대 과정에서 전반적인 재무지표의 안정성을 훼손하는지 여부 등이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