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적자경영'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타개전략도 '뒷북'
매출 34% 급감…영업손실 255억원·순손실 396억원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 지속…빚 의존도 커져
지난해 배당금 지급 ‘생략’
공개 2021-03-19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11:0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토니모리(214420)가 4년째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배해동 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토니모리는 사드사태를 기점으로 수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자금주머니도 바닥나 빚에 의존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대규모 손실을 입어 배당금 지급까지 생략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다. 배 회장은 실적부진이 이어지자 신사업과 온라인으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한발 늦은 움직임에 회복이 요원한 모습을 보이며 배회장의 리더십에 흠집이 생기고 있다.
 
토니모리 본사 사옥. 출처/토니모리
 
토니모리는 한때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 등과 함께 화장품업계를 주름 잡았던 기업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이후 3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 이후 6년 연속 흑자, 설립 9년 만인 2015년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지난 4년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토니모리 매출은 1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55억원, 당기순손실도 396억원을 기록하며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비용’ 항목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IFRS 평가방법에 따라 파생상품 평가손실(73억원)이 반영되면서 전년 동기(31억원) 대비 251% 증가한 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기순손실 규모를 키운데 영향을 줬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상권과 면세점 매출이 부진했고 영업손실 또한 매출 부진에 따른 영향이 컸다”라며 “전년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하는 등 보수적인 회계처리에 따라 1회성 손실요인도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토니모리는 사드 사태 영향을 받은 2017년부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16년 2331억원 수준의 매출은 2017년 12% 감소한 2057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810억원, 2019년 1720억원으로 지속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1135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영업손실의 경우 2017년 19억원에서 2020년 255억원으로, 당기순손실 역시 2017년 55억원에서 2020년 396억원까지 크게 불어났다. 장사를 하지만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영업 손실 폭은 최근 더욱 커졌다. 2017년 0.9%, 2018년 2.8%, 2019년 0.2% 수준이던 영업손실률이 지난해 기준 22.5%까지 치솟았다. 이는 1000억원 매출을 내면 225억원의 손실을 낸다는 의미다.
 
가맹점 수가 크게 감소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토니모리의 가맹점 폐점수는 2017년 32개에서 2019년 80개로 늘어났다. 전체 매장 수 역시 2017년 679개에서 2019년 517개로 162개가 줄었다. 특히 가맹점 수는 318개에서 223개로 95개가 감소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장수의 경우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던 만큼 폐점 매장 수는 더욱 늘어났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현금창출력 악화로 재무건전성 ‘빨간불’
 
영업활동으로 인한 수익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창출 역시 제한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적자(-128억원)로 나타났다.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 -130억원, 2016년 -191억원, 2017년 -414억원, 2018년 -339억원, 2019년 -64억원으로 상장한 해부터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 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차입금을 제외하고 갖고 있는 현금을 뜻하며 적자 전환하면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실제 토니모리는 빚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총차입금은 901억원으로 2015년(40억원) 대비 22배 이상 불어났다. 총차입금(901억원) 중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594억원으로 차입구조가 단기에 집중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상장 당시인 2015년 33%에서 2020년 183.5%로 150.5%포인트나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46.4%다.
 
토니모리는 단기차입금 중 100억원은 이미 만기연장을 진행했다. 또 자회사인 메가코스가 중소기업 시설자금대출로 받은 대출 100억원은 금년 만기도래 시 연장할 계획이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이어감에 따라 자본총계도 감소했다. 쌓아뒀던 현금을 까먹고 있다는 뜻이다. 2015년 1170억원 수준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685억원으로 2배 가까이 줄었다.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2015년 20.8%에서 2019년 4.1%로 낮아졌다. ROIC란 영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세후이익을 투하자본으로 나누어 구한 수치로,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의 하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니모리 측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2019년 발행한 BW가 차입금으로 잡혀 차입규모와 부채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금년 중 주식전환이 이뤄지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며 “이외 올해 도래하는 장기금융상품이 다수 존재하고 보유중인 유형자산의 처분도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토니모리는 실적 부진 속에서도 배당금 2015년 20억원, 2016년 35억원, 2017년 41억원, 2018년 3억원, 2019년 12억원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대규모 손실을 입은 만큼 매년 지급하던 배당금조차도 생략했다. 
 
배 회장 적자 늪 탈피 ‘실패’...뒷북치는 타개 전략?
 
그동안 배 회장은 적자를 탈피하기 위해 중국 사업 유통망 재정비, 남성 화장품 ‘그루밍랩’ 사업 매각 등에 나섰으나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했다. 또 적자의 주요원인인 자회사 메가코스의 체질개선 등에 애썼지만 결국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
 
이 가운데 배 회장은 지난해 7월 토니모리 창립 14주년을 맞아 디지털 혁신을 통한 ‘뷰티·헬스 플랫폼’으로 재도약을 선언했다. 인력 재배치 등 구조조정에 나섰으며 온라인·홈쇼핑·H&B스토어 등 신규 채널 전략에 집중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토니모리는 언택트 배송 서비스인 배달의민족 ‘B마트’, 즉시배송 모바일 마켓 ‘나우픽’에 입점해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쟁업체 대비 뒤늦은 행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뒤늦게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섰지만 이미 국내외 화장품 기업들이 온라인 시장을 차지해 시장 경쟁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경쟁 업체가 이미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토니모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온라인 뷰티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것”이라며 “온라인 매출 확대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성과를 지속 확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신규 채널을 통해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구매 경험을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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