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바이오 의약품 개발 업체
아이진(185490)이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발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올해 수익성을 개선하거나 자본 조달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지만 주요 파이프라인이 아직 임상단계에 머물러 있어 빠른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가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으로 인해 자본확충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진의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154억원으로 전년(87억원) 대비 76% 증가했다. 더구나 실적부진에 따른 적자가 지속되며 자본총계는 140억원으로 작년보다 26.6% 줄면서 2020년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중은 110.3%로 2019년 45.9%보다 64.4%p 상승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발생했다는 데 있다. 코스닥상장 규정에 따르면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요건이 충족된다.
아이진은 지난 2015년 11월 기술성장기업 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 3년간 해당 조항을 미적용 받았지만 현재는 유예기간이 끝난 상태로 올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설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나 자본 확충이 필요하지만 현재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진은 상장 이후 지금까지 부진한 영업실적을 기록 중이다. 매출은 2015년 1억원, 2016년과 2017년 각각 3억원이었고 2018년 20억원, 2019년 42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34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52억원, 2016년 -86억원, 2017년 -93억원, 2018년 -83억원, 2019년 -94억원, 2020년 -137억원으로 모두 적자였다.
이는 주력 파이프라인의 임상과 연구개발 비용 부담 탓이다. 이에 바이오인포메틱스와 의약품 도매, 건강기능식품 도매 사업 등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나 판매관리비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바이오인포멕틱스, 의약품 도매, 건강기능식품 매출의 합은 26억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는 105억원이었다. 특히 26억원은 아이진의 작년 3분기 누적 전체 매출과 같았다.
결국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등을 통한 매출 발생이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당뇨망막증 치료제(EG-Mirotin)’와 ‘욕창·창상치료제(EG-Decorin)’, ‘심근허혈·재관류손상치료제(EG-Myocin)’는 임상2상을 마쳤거나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EG-HPV)’과 ‘대상포진 예방 백신(EG-HZ)’ 임상1상을 완료했거나 과정 중에 있다. 최근 ‘모더나’와 유사한 수준의 중화항체 역가가 확인됐다며 주목받고 있는 ‘코로나19 예방 백신(EG-COVID)’의 경우 비임상 결과로 올해 상반기에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해볼 때 올해 흑자전환을 불러일으킬만한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아이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 30억원 이상의 현재 매출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주요 파이프라인과 관련 기술이전은 단기간에 걸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아있는 것은 자본확충이지만 이 역시 쉽게 결정하기 힘들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최대주주의 보유지분이 낮아 지분율 희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3일 기준 최대주주인 유원일 아이진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8.35%이다.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16.09%까지 상승하지만 지배력이 강한 편에 속하지는 못한다.
여기에 64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22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남아있다. 전환사채의 전환권이 행사(48만8388주)되고 신주인수권부사채로 156만505주가 발행된다면 유원일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7.1%,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지분은 13.69%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진 측은 관리종목 지정과 관련된 재무이슈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현재까지 특별히 계획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구조 등을 계속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자금조달 스케줄은 잡혀있지 않다”라며 “여러 방향의 고려를 한 후에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추후 공시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