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한화건설의 주력 사업인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Bismayah New City Project·BNCP)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1일 한국기업평가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와 신용등급의 변화는 없지만, 지난달 29일 한국신용평가를 포함해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공사지연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출처/한국신용평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재건사업의 일환으로 바그다드 근교에 10만 세대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화건설의 수주잔고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여파, 유가 하락으로 이라크 정부의 재정이 악화돼 공사 진행 지연(Slow-down)에 돌입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통행금지가 실시되면서 현장 유지와 관련된 필수 공정만 진행 중인 상태이다
한화건설 역시 인력 투입 규모를 축소하는 등 공정 속도를 조절 중이다. 지난해 이라크 사업의 원가율은 82%로 전년 대비 개선됐으나,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점은 문제다.
한화건설의 공사 미수금도 증가 중이다. 2018년 1240억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던 공사 미수금은 2020 년 말 기준 7951억원으로 증가했다. 선수금도 720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미수금과 상계는 여러 단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계약상 선수금과 미수금을 상계할 수 있는 사유의 경우 발주처의 명확한 귀책, 혹은 전쟁 등과 같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공사 진행이 불가능한 경우 등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분간 공사대금 회수 지연에 따른 과중한 운전자본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은 늘어나고 상사채무는 줄어들며 운전자금 압박은 증가 중이다. 지난해 3분기 한화건설의 영업현금흐름은 약 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차입 부담도 늘고 있다. 이라크 비스미야 프로젝트 관련 공사 미수금 증가, 화성향남PF 대위변제 등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2019년 말 1조 3720억원→2020년 9월 말 2조 853억원)했다.
전문가들은 한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역시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실질적인 현금흐름의 개선은 이라크 BNCP 현장에서의 공사대금이 본격적으로 회수되어야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 한기평 연구원은 "코로나 등에 따른 공정 지연이 이어질 경우 매출과 이익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공사 진행에 따른 영업실적 변동과 대금 회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